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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May 19. 2017

'우리'나라 대한민국.

마음이 꽤 가벼워졌다. 미국의 전 대통령 오바마를 늘 부러워했다. 아니,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있는 미국의 시민들이 부러웠다. 어린 아이들과 마주하게 되면 한 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눈을 낮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권력을 따지지 않고 다 함께 재미나게 춤을 추고, 힐러리 지지 연설장에서 연설중 돌발적으로 일어나 트럼프의 현수막을 들고 흔드는 이를 제지하려들자 제지하지말라며 야유하는 연설장 안 힐리러의 지지자들에게 야유하지말고 대신 투표를 하라며 자유국가임을 인정하자는 그를, 그가 대통령으로 있는 그 나라를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나는 미국시민이 아니기에 오바마가 나라에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 혹은 성장에 대해 알지 못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나라를 통치하는 대통령 이전에 국민들의 뜻을 이해해주고 인정해주고 잘못된 생각은 ‘그건 아니다’ 똑부러지게 바로잡아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원하는 것이다. 무작정적인 경제의 성장이나 국가적 지위 혹은 나라의 부유함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살고싶은 나라, 조금 힘들어도 그래도 살만한 행복한 나라. 그것을 원했을 것이다. 내가 그랬듯. 그러나 이는 너무나 어려웠다. 어렵다 못해 그냥 길거리를 다니는 것도 늘 주위를 살펴야하듯 불안하고, 내가 그랬듯 학창시절에 추억을 남기러 수학여행을 떠나는 것은 이미 이 나라 모든 청소년들에게 공포와 트라우마와 눈물로 남아있을것이다. 동물을 막대해도 처벌받지 않고, 법을 운행하는 기관들은 이미 돈과 권력의 노예가 된지 오래이다. 믿을 것 하나 없던 이 나라의 지난 4년동안은 무정부상태였으며 모든 국민들이 떠나고싶었던 나라였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이 나라에서 살 자신도, 살고싶은 마음도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무섭고 불안했다. 슬프고 싫었다.


4년간의 무정부를 많은 국민들이 국민만의 힘으로 끌어내리고 얼마전,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다. 요즘은 뉴스를 보는게 기분좋은 일이 되었다. 또 어떤 잘못된 일들이 고쳐지고 있을까. 너무나 당연했던 일들을 당연하게 만들고 있는 이번 정부는 지난 4년동안의 눈물과는 정 반대의 의미로 흐른다. 늘 가슴이 북받쳐오른다. 죽지 않을수 있던 그 수 많은 아이들과 선생님들과 여행을 가던 가족들과 몇년 채 살지 못한 작은 아이들이 요즘들어 자꾸만 떠오른다. 매 해 밀어지던 인양이 너무나 빠르게 진행되었다. 배가 올라왔다. 분하고 억울하고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저려왔다. 살아있었다면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이번 대선에서 생에 첫 투표를 했을 아이들과 여전히 학교에서 새로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을 선생님들과 더 좋은 곳으로 갈 여행 준비에 들뜬 가족들이 요즘들어 더 눈에 훤히 보인다. 자꾸만 눈물이 난다. 비단 이런 증상은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온 국민은 세월호 트라우마에 갇혔을테다. 끊어내지 못하는 분노와 슬픔과 그에 흐르는 눈물이 마음 속에서 마르지 못할 것이다. 


온갖 부정과 비리가 썩은 내 풍기는 암덩엉리가 되어 이 나라를 짓누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국민이 선택한 새 정부는 그 암덩어리들을 떼어내고 불로 태우느라 정신없이 온 힘을 다해 국민과 소통하고 일하고 있다. 힘을 내라고 늘 응원하고 있다. 그들의 몸이 상할까 걱정이 된다. 고쳐놔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뉴스를 볼 때마다 원했던 일들이 하나씩 터져나오는게 꼭 시원한 밤바다에서 예쁘고 멋진 폭죽들을 보는 기분이랄까. 늘 무거웠던 지난 4년간의 마음이 요즘들어 썩 가벼워졌다. 부디 이번 정부는 앞으로 5년간 변치 않는 마음으로 국민과 소통해주길. 옳지 않은 일을 바르게 잡아주고 바르게 생각해주길. 그리고 바른 정부를 따라 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길. 마음 깊이 바라고 응원한다. 그게 바로 오늘 아침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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