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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Dec 16. 2019

내가 나에게 고맙다.

아주 가끔은 잘못살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아직 얼마 살진 않았지만 말이다.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냐 묻는다면 그냥어느순간 번쩍. 하고 머릿속에 떠올랐다. 별 것 아닌것에도 쉽게 슬퍼하고 물렁이게 동요하는 감정들이 어떨때는 한껏 미울 때가 있다. 그냥 모두에게 공평하게 오는 시련이나 슬픔 같을것일텐데 말이다. 그러다 그 흔들리는 감정을 주변이에게 쉽게 털어놓는 내가 싫을 떄가 있었다. 아니 요즘도 그러하다. 그래서, 내가 내 속을 남에게 너무 쉽게까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으며 살아오지 못했나 싶은 생각을 한다. 나의 가벼운 감정의 토로가 남에게는 무겁거나 귀찮은 주접일 수 있으니 말이다. 말을 하니 들어는 줘야겠고 딱 잘라 안듣자니 또 본인 체면이 그러하고.


물론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괜히 나온것이 아니다. 괜히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 아니란말이다. 나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다. 가족이 아닌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일에는 왜이렇게 끊임없이 갈증이 나는지. 가족을 포함한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일은 술 먹은 다음날처럼 싫기만 한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미워하면 미워하는대로 좋아하면 좋아하는대로 그냥 흘러가는대로 하면 될 것을. 하나하나 집고 넘어가자니 골이 흔들리는건아닌지 싶다.


내가 아는 어떤이는 생일만 되면 쏟아지는 기프티콘과 선물들에 일년을 너끈히 생활할 수 있을 정도다. 저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살아왔지 싶다. 물론 받은만큼 주는것이 당연지사이거니와, 그 사람은 그중에서도 엄지를 들어올릴만한 수준이었다. 신기하다는 생각뿐이었다. 한편으로는 저정도가 되면 피곤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나는 왜 저렇지 못한가. 에 대한 책망이 섞여있다.


그래도 늘 이런식의 피해의식이나 자격지심같은걸 안고 살아왔거나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아갈 줄 아는 내가, 완급조절을 아는 내가.  무슨 일이 생기면 한걸음에 올 수 있는 친구가 셋정도 있다는 사실에 늘 고마움을 떠올리며 산다. 그리고 늘 고맙다. 열심히 하루하루 잘 살아가고있는 나에게.


 ps. 아참! 그리고 모두들 미리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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