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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Jul 16. 2021

우리에게도 하랑이와 같은 맑음이 있었다는 것을

사실 우리들은 어렸을적에 삶에 대한 답을 모두 알고있었을지 모른다. 마-앍은 하랑이 처럼.


채널에 대해서 간단히는 알고는 있었지만 챙겨보진 않았던 ODG의 새로운 영상이 알고리즘으로 어제 내 앞에 나타났다. 외모보다도 그가 하는 연기가 좋아서 조인성 배우의 출연작은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인데 알고리즘이 그걸 어찌 알았는지 그가 출연한 따끈따끈한 영상을 보여줬다. 


아홉살 하랑이와 마흔이 된 조인성의 대화는 재미있고 따뜻했다. 조금은 슬프기도 하고. 

그들의 대화는 서로에 대한 마음 속 고백같기도 했고, 나에게, 우리에게 해주는 이야기같기도 했다. 조인성 배우의 말은 본인이 살아오면서 아쉬웠던 것들에 대한, 그래서 당신의 어릴적에게 혹은 지금의 당신에게 하고싶은 말들 같았고, 그 말들을 듣는 하랑이는 맑은 구슬같았다. 이런 느낌을 받은건 아마도 대화도중 그가 던진 질문에 하랑이가 답을 하면 무언가를 떠올리는듯 자꾸만 윗쪽을 올려다 보았기 때문이었을거다.




삼촌이 배우일을 언제까지 하면될까? 라는 조인성의 질문에 하랑이는 너무나도 쉽고 당연하다는 듯 '자기가 원할때 까지요' 라고 답했고, 조인성은 그래, 그렇지 그게 맞았지 라는 얼굴을 했고 나는 눈물이 왈칵 났다. 그래 우리는 그랬지, 그랬었지 했다. 우리는 무언가가 좋아서 혹은 그것을 하는 시간이 좋아서 그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 나중에는 왜 시작했는지, 이걸 왜 하고있는지 조차 까맣게 잊고 지내게된다. 그냥 하는것이 당연해졌고 하다보니 어느정도 위치에 올라 놓기 아쉬워지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않은 사람들도 있을거다. 하지만 일단에 조인성 배우도 그런듯 했고, 나도 그렇긴 하다. 글을 쓰는것도 글을 만지는 것이 너무 좋아서, 그 시간이 나를 채워주는 것 같아서 이런 저런 글들을 많이 쓰다보니 브런치도 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적정기간 글을 올리지 않으면 '아, 글 써야하는데' 한숨을 쉬며 숙제처럼 느껴진 순간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지금 떠올려본다. 내가 왜 글을 좋아했었지. 글을 쓰는 순간이 얼만큼 좋았던거지, 하며.





'아이다운 모습이 더 많아 좋았다'라는 그의 말에 너무나 동감했다. 아이가 아이답기 힘든 세상, 청년이 청년답기 힘든 세상에서 해피타임이 좋다는 하랑이의 맑은 구슬같은 아이다움이 너무나 좋았다. 고마웠다.

하랑이가 웃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던 조인성 배우의 말에 나 또한 하랑이를 보면 계속해서 웃고있던 모습이었다는 것을 깨닳았다. 


어느순간 웃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헷갈리기도 하고, 예전처럼 무언가에 작고 크게 웃는게 생소하다 느껴질만큼 웃는 순간이 적어진 내가 떠올랐다. 우리들에게도 그런 구슬같은 맑음이 있었겠지. 그 형태와 크기에 상관 없이 모든 것들이 하나같이 행복하고 즐겁기만한 때가. 그런때가 나에게도 있었겠지. 머리로 생각하기도 전에 이유없이 입꼬리를 올렸을 그 순간들이 그리워졌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생각하지않고 걱정하지않고 웃는다는 것에 마음을 열어둬야겠다 다짐했다. 사실 나이가 든다는것과 어른이라는 것은 별 것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지 살아온 시간만큼의 경험들로 조금 더 생각하고 판단하게 되는 거니까. 일단은 몇살부터, 언제부터가 어른인지 아무도 모르지않는가.


우리모두 잊지 않았으면 한다. 살아가는 것에 지쳐 버틴다는 단어로 삶을 지탱하고 있을지라도, 우리에게도 하랑이와 같은 맑음이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을 말이다. 어린시절의 나와는 마주할 수 없지만 ODG는 나의 어린시절을 다시금 내 안에 존재하게 해준다. ODG와 하랑이, 조인성 배우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YACF7Fz09S4&t=439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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