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자, 집에.

by 오롯하게

“어, 애기다.”

흰색 세단 아래 작은 솜뭉치가 보인다.

쭈구려 앉아 검정세단 아래를 들여다보는데,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움직임을 멈춘다.

“야옹- 야옹-“

“애기야. 일로와 일로.”


평생을 단 한마리의 강아지 밖에 키워보지 않은 나에게

여직 강아지냄새라도 나는지 영 올 생각을 안한다.

우리집 맹구.


“너 거기 있으면 추워. 일루와.”

“야옹-“

주머니에 뭐라도 없나 싶어서

삥뜯기는 중학생이라도 된듯 탈탈 주머니를 터는데

어제 호프집에서 7년 만난 남자친구와 헤어진 민정이가 넣어놓은

마른 명태가 나온다.

“개이득”


세단 아래로 마른 명태를 살살 흔들자

작은 솜뭉치가 명태를 사냥하러 나온다.

그 작은 솜뭉치가 내가 아닌 명태를 믿고 세단 밖으로 모습을 드밀때까지 숨죽여 기다리는데

강아지도 아닌데도 지난해 떠난 맹구가 다시 나에게 온것 같아,

알러지 때문인지, 쏟아지는 눈물 때문인지

퉁퉁 부어오르는 눈꺼풀을 그 작은 솜뭉치에 파묻었다.


“집에 가자, 집에.”

매거진의 이전글아버지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