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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Aug 13. 2023

정처없이 걷고싶은 마음.

부쩍 잠이 많아진 아침의 연속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날이 추워져 전기장판을 트는 계절이 오면 그 따뜻하고 노곤해지는 이불 속을 벗어나기 힘들다고들 하는데, 더위에 유난히 약한 나는 요즘같은 한여름에 그 미지근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깨어나는 요즘같은 아침에 일어나기가 훨씬 더 버겁다. 그런데, 그런 여름이 얼마 남지 않은듯 하다.


언젠가부터 해가 쨍쨍한 날보다 구름이 해를 살짝 가려 마음껏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날들에 훨씬 더 마음이 간다. 유난히 더위를 버거워하는 나에게 흐린날은 천국같다. 

에어컨 없이는 도저히 버티지 못하는 날들이 한바탕 지나고,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그저 모두가 안전하길, 아무런 피해가 없이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태풍이 몰고온 선선한 바람에 눈치없이 조금 웃기도 했다.

어제 하루는 낮인데도 불구하고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바깥에서 두시간을 넘게 걸었는데도 뽀송한 살갗이 너무나 기분좋았다. 이대로라면 정처없이 한참을 더 걸을 수 있겠다 하는 마음이었다.


곧 다가올 처서가 지나면 밤낮없이 뜨거웠던 공기가 열기를 식히겠지.

그러면 그 때는 이른 새벽 이불을 벗어나 정처없이 걸어다니리라 마음먹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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