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가을을 기다렸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 뜨거운 바람을 온 몸으로 맞이하게되는 여름의 시작점부터
잠시 헤어져있는 연인을 기다리듯,
늘 가을을 기다려왔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따뜻함을 원하는 듯 하지만 저는 오롯이 부러질듯한 차가움을 원했습니다.
부러질듯한 차가움이란 어떤걸까요.
모든것들이 잠시 숨을 거두고 온 세상에서 사라진듯 보여지는 추운 시간들 속에서
나를 안아줄 수 있는게 오로지 나뿐인것을 말합니다.
모든 세상이 고요해져 내가 나를 더 껴안고 얼어붙은 세상을 쓰다듬게 되면
그게 곧 나를 더 세게 껴안는 일임을 압니다.
사실 나는 겨울을 기다립니다.
가을을 기다려온 이유는 가을이 곧 겨울을 가져다주기 때문이죠.
그러니 성급한 마음으로 가을을 기다렸습니다.
가을입니다.
가을인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