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해진 아침공기에 바스락거리는 솜이불을 턱끝까지 끌어당긴다.
차가운 공기를 좋아하게된건 아마 어릴적 그 때의 그 기억 때문일거다.
아마도 한겨울이었을거다. 따뜻하게 덥혀진 방안이 늘 답답했는지, 3살차이나던 오빠는 늘 엄마몰래 베개를 방 한켠에 있는 작은 베란다에 내놓았다. 그리고는 자기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베개를 머리맡에 놓고 잠에 들었다. 그때의 그 시원함을 잊을 수 없다. 더운 여름, 불볕더위에 만나는 시원한 에어컨바람 보다도 뺨을 얼리는 추운 겨울에 시원한 베갯잇을 만나는 일이 훨씬 더 설레이고 포근했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추운 겨울에 으름장을 놓으며 얇은 홑겹이불로 차가워진 가을을 맞이하다, 그래 이제는 내가 졌다싶어 바스락거리는 이불을 꺼내놓으니 찬 공기에 예쁘게 시원해진 이불이 기분좋아, 이불 밖으로 살짝 내놓은 발끝을 비비꼬았다.
유독 이 계절에 글을 많이 쓰게되는건, 아마도 설레이기 때문이겠지.
하루하루 차가워지는 공기에 뺨이 붉게 달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