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막 잠이 들려고 할 때요.
그때 당신이 내 옆에서 종알종알 이야기를 하면
그날 밤 내 꿈은 당신으로 가득해져요.
언젠가, 아주 더운 여름이었어요.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에어컨을 설치하지 못했는데
알잖아요. 나는 더운 걸 견디지 못하고
당신은 추운 걸 견디지 못하는 거.
그날 진 사람은 나였어요.
다음날 일정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선풍기 바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한참을 뒤척이는 나에게
당신이 해준 그 이야기 기억나요?
북극곰 이야기요.
추운 겨우내 얼음 위에서 사는 북극곰이
봄과 여름이되면 녹아내린 얼음에 굴을 만들어
그 안에서 여름을 난다고 했잖아요.
씻고 나와 바짝 말린 내 머리칼이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작은 땀방울들에 젖어 내 이마 위에 달라붙었을 때,
당신은 그 머리칼들을 하나하나 떼어내며
침대 옆 협탁에 놓인 읽다만 편지로 부채질을 해줬잖아요.
내가 잠이 들 때까지요.
그날 밤 꿈에서는 내가 북극곰이 되었는데요,
반짝이고 시원한 얼음 굴 안에서 추워하는 당신을 내가 품에 가득 안고 있었어요.
그러면 당신은 언제 추웠냐는 듯 따뜻하게 내 품에 안기고,
나는 한참을 시원한 얼음굴 안에서 그렇게 당신을 안고 있었어요.
나에겐 덥고 당신에게는 추웠을 그 긴 밤이 지날 때까지요.
그 더웠던 여름날이 나에겐 태어나 가장 시원했던 여름밤이었어요.
그래서 다짐했어요. 추운 한 겨울에는 내가 그 어떤 것보다도 당신을 따뜻하게 해주겠다고요.
당신에게 내가 그 어떤 핫팩보다도 따뜻한 핫팩이었으면 해요.
한여름에도 차기만한 당신의 손을 내가 늘 잡고있을게요.
언제까지나 나의 얼음굴이 되어주세요.
그래줄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