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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Nov 05. 2016

잠이 두렵다

자는 법을 잊어버린 느낌이다.

어떻게 자야 하는지 도통 감이 오질 않는다. 밤 11시에 누워도 새벽 2-3시를 넘기는 건 거뜬한데, 그게 참 곤욕스럽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리다가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내 새끼 두리가 깰까 봐서 불편한 몸을 편하게 뉘우기도 쉽지 않다.


자연스럽게 물밀듯 나에게 찾아온 이 상황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밤이 되면 잠에 드는 건 본래부터 당연한 순리인데 언제부터 '잠에 드는 방법'을 연구하려 했는지, 언제부터 잠이 오지 않았는지 알 방도도 없다. 그래서 밤에 잠에 들려 침대에 눕는 순간이 두렵기까지 하다. '아- 오늘은 또 언제 잠이 찾아오지' 언제 올지 모를 님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일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아, 그랬다. 예전에는 밤에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까워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하루 24시간은 너무 짧은 것 같다는 생각에 '왜 하루는 이 십 네시 간인 거야 적어도 오십 두 시간은 돼야 하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하며 잠에 들었는데, 이제는 그 쉽게 곯아떨어지던 잠에 빠지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간신히 곯아떨어진 잠 속에서 만난 꿈은 언제나 험하고 기분 나쁘기까지 하다.


어쩌면 다가올 다음날에 대한 기대나 설렘이 커져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해도 잠에 드는 방법을 까먹은 건 너무나 고통스럽다는 걸 아마 누군가는 알아줄 것이다. 아- 오늘 밤도 잠이 두렵다. 이 하얀밤이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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