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의 만남은 이별과 함께 온다.
누군가와의 설레는 만남에 요즘 들어 설렘보단 아쉬움과 슬픔이 먼저 느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누군가와 새로운 인연을 맺는다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운데,
먼저 다가가고 어색함 없이 누군가를 대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는 마음을 연듯 대화를 나누고 웃음을 주고받지만, 언젠가는 결국 끊어질 인연이라는
막연한 결론이 세운 벽은 쉽사리 낮아지지 않을 듯하다.
조금 용기를 더 내어, 끊어질 인연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담아 메시지를 보낼라치면,
메시지를 받을 그 누군가가 나를 부담스러워하진 않을지,
아마 그도 지금까지 살아오며 만난 수많은 인연들 중 꽤나 상당수의 인연들이
끊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터이니, 나도 그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진 않을지.
이런 짐작들이 오히려 그 벽을 단단하게 만드는 건 아닌지.
어렵다. 누군가와 새로운 인연을 맺고 그 관계를 이어나간다는 게
점점 막막하고 어렵고 귀찮아지기까지 한다.
지금 내 곁에 있는 관계들마저 지켜내기가 벅차다.
헬륨가스를 가득 넣은 풍선들처럼
내가 손을 놓기만 하면 저 멀리, 나와는 동떨어진 곳으로 가버릴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풍선을 잡고 있는 것이 맞는지, 모두 놓아버리는 것이 맞는지
알 도리가 없다.
곁에 떠있는 풍선들을 모두 놓고 나면, 몇이나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올지
알기 두려운 마음에 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그게 또 두렵다.
먼저 손을 내밀고 나와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현해주는 몇몇의 누군가들에
큰 고마움을 느끼기도 한다.
아- 답이 없는 문제라는 걸 잘 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것이 쉬웠고,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던 일 중 하나라고 자신했던 내가
언젠가부터 이렇게 누군가와의 만남이 서글프게만 느껴지게 되었는지
당신도 그런가요.
누군가와의 만남이 설렘 없는
서글픔으로 가득 찬 게
나뿐만은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