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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Nov 16. 2016

누군가와 인연을 맺는다는 게 서글프다

누군가와의 만남은 이별과 함께 온다.


누군가와의 설레는 만남에 요즘 들어 설렘보단 아쉬움과 슬픔이 먼저 느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누군가와 새로운 인연을 맺는다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운데,

먼저 다가가고 어색함 없이 누군가를 대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는 마음을 연듯 대화를 나누고 웃음을 주고받지만, 언젠가는 결국 끊어질 인연이라는 

막연한 결론이 세운 벽은 쉽사리 낮아지지 않을 듯하다.


조금 용기를 더 내어, 끊어질 인연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담아 메시지를 보낼라치면, 

메시지를 받을 그 누군가가 나를 부담스러워하진 않을지,

아마 그도 지금까지 살아오며 만난 수많은 인연들 중 꽤나 상당수의 인연들이 

끊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터이니, 나도 그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진 않을지.

이런 짐작들이 오히려 그 벽을 단단하게 만드는 건 아닌지.


어렵다. 누군가와 새로운 인연을 맺고 그 관계를 이어나간다는 게

점점 막막하고 어렵고 귀찮아지기까지 한다.

지금 내 곁에 있는 관계들마저 지켜내기가 벅차다.

헬륨가스를 가득 넣은 풍선들처럼

내가 손을 놓기만 하면 저 멀리, 나와는 동떨어진 곳으로 가버릴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풍선을 잡고 있는 것이 맞는지, 모두 놓아버리는 것이 맞는지 

알 도리가 없다.

곁에 떠있는 풍선들을 모두 놓고 나면, 몇이나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올지 

알기 두려운 마음에 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그게 또 두렵다.

먼저 손을 내밀고 나와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현해주는 몇몇의 누군가들에

큰 고마움을 느끼기도 한다. 


아- 답이 없는 문제라는 걸 잘 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것이 쉬웠고,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던 일 중 하나라고 자신했던 내가

언젠가부터 이렇게 누군가와의 만남이 서글프게만 느껴지게 되었는지



당신도 그런가요.

누군가와의 만남이 설렘 없는 

서글픔으로 가득 찬 게 

나뿐만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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