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책 한 잔
아무도 모른다.
내가 할아버지 새 이빨이라는 거.
할아버지를 쏙 빼닮은 새 이빨이라는 거.
<코딱지 할아버지> 중
‘뭐야. 이거.
코딱지 이야기.’
처음엔 별 생각 없이 읽어주다가
병원에 누워 계신 할아버지 장면부터
울컥하더니
마지막엔 어떻게 끝났는지도
모르게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엄마 왜 울어?”
슬픔을 아직 다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괜히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저희 할아버지가 생각났더라면
조금 덜 울었을까요?
지금보다 더 나이든 아빠의 모습이
그려져서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다음 날 아빠에게 걸려온 전화에
〈코딱지 할아버지〉가
문득 다시 떠올랐습니다.
읽으면서
전화 한 통 드려야지 했는데
저는 또 한 발 늦은 딸이었습니다.
그래서 별말 아닌 이야기까지 붙잡고
이것저것 물으며
평소보다 오래 통화를 했습니다.
괜히 더 다정해지고 싶었던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