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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달리기 18일 차 / 내향인의 인사

by 엄마의도락


내향적인 나는 누가 들어왔다 나가는 줄도 모르게

아무 말 없이 들어갔다가

어느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쳐다보지도 않고

신발을 갈아 신는다.

그곳에는 내가 모르는 사람들만 있다.



바로 러닝머신 위로 직행한다.

근데 내가 늘 사용하던 자리에 누군가 걷고 있다면

동공 지진이 일어가기 시작한다.

역시나 다른 곳으로 갔더니 그쪽은 또 켜지지도 않는다.

나 같은 사람은 늘 하던 자리 하던 기계에만 익숙해져 있다.

다른 자리, 새로운 아이템을 만나면 늘 긴장한다.



아무튼 힘겹게 자리를 잡았는데

에너지 넘치는 분이 내 다음으로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선거 운동 시즌에나 볼 수 있을 법한 우렁찬 인사 소리.

사람들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아까 운동 오기 전에 봤던 아저씨다.


들어오기 전에 주차 기둥? 같은 것을 옮기시고

길가던 고양이에게도 말을 건네시던 분.

역시 인사도 아무나 잘하는 게 아니다.

자신만의 여유가 가득할 때 그게 다른 사람에게까지 나눌 수 있는

정이 있을 때(?) 나오는 거 같다.

인사도 용기다. 기본 중의 기본.



나도 사실은 저런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아닌데. 나는 그냥 이렇게 사는 게 편하고 좋은데.

두 가지 생각에 답이 뭔지는 모르겠다.

쉽게 바꿀 수 없다는 것만 알겠다.


첫 7분 뛰기 3분 걷기 3회

속도 8로 달리기 성공!

오른쪽 옆구리가 좀 아팠던 거 말곤 괜찮았다.

오늘도 잘 해냈다.

내일도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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