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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Mar 01. 2021

[일상 관찰] 일상에서 소소하게 느끼는 것들

순간을 관찰하여 의미를 기록하다.

#1. 꽃피는 거실


직장에서 어려운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공동구매 이벤트를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다. 직접 사무실에서 받을 수 있고 시중가보다 저렴해서 인기가 좋다. 6개월 동안 같이 근무했던 후배가 와이프 주라며 장미 10송이를 선물해주었다. 분홍 장미의 꽃말은 '사랑의 맹세' , '행복한 사랑'이다. 후배 센스 덕분에 퇴근하는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주말 내내 집안이 향기로웠다. 아내는 꽃잎 시든 부분을 다듬으며  연신 미소가 가득하다.


작은 표현과 선물은 관계를 촉촉하게 한다. 


위 왼쪽 10배, 위 오른쪽 7배, 아래 왼쪽 3배, 아래 오른쪽 1배

#2. 밀당(줌)하는 이유


스마트폰 사진을 찍은 이후부터 대상을 자주 들여다본다. 장미꽃 속이 격정의 소용돌이 같다. 크기를 높일수록 색의 유혹은 강렬하다. 밀고 당김만 자주 해도 생각이 확장된다. 


멀리서 조망할 때가 있고, 현미경처럼 볼 때가 있었다. 숲을 보고 나무를 보듯 서로 조화로울 때 균형감이 생긴다.


왼쪽  기린처럼 길어 기쁨주는 기쁨이, 오른쪽 꽃모양  화분 꽃분이
왼쪽 얄록달록 오색이, 가운데 파인애플 닮아 파인이, 오른쪽 여덟기둥 쭉뻗어 팔색이

#3. 꽃나무 이름 짓기


둘째 딸과 꽃에 물을 주다가 꽃나무 이름 짓기를 하였다. 둘째는 특징을 제법 잘 살려 톡톡 튀는 작명으로 나를 웃음 짓게 만든다.


작은 것부터 의미를 주면 어느 순간 대상이 조금씩 스며들어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의미가 깨달음으로 연결되어서다.


#4. 휴일 날 작은 이벤트


주말부부라 평일에는 온전히 아내가 많은 일을 감당한다.

휴일에도 가사와 재택 일로 편히 쉬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작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우선 집을  탈출하여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공간만 바꾸어도 답답함은 덜해서다.


며칠 전 책에서 소개받은 시집을 아내에게 선물했다.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동화작가 정채봉 님의  유일한 시집이다. 동심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생을 정열적으로 태우신 분이다. 비록 선생님이 작고하신 지 20년이 넘었지만 100여 편의 동화 속에는 그 정신이 오롯이 살아 있다. 시가 참 곱고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애틋하다.


"당신을 위한 시간도 당신에게 선물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주말에도 많이 못 도와줘서 미안한 마음이다.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상대에 줄 때

그 마음까지 전해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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