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티 정문선 Mar 03. 2021

[일상 관찰] 자연 속에 물들다

나하나 꽃피어, 석양 나눔

나하나 꽃피어

                 조동화


나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가 물들고 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제가 근무하는 곳은  전망대가 있습니다. 가끔 석양을 보거나 일출을 보곤 합니다. 혼자 보기가 너무 아쉬워 지난 몇 달 동안 동료들에게 나누었습니다. 


어제는 전망대 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선배를 보았습니다.


"선배도 23층 가세요"


"자네가 전에 이 시간쯤 올라가면 멋진 석양을

 볼 수 있다는 게 생각나서"


선배와 함께 물끄러미 석양을 보았습니다. 저물어 가는 석양은 참 곱습니다. 눈을 감습니다. 석양 용광로는 온갖 잡념들을 빨아들입니다.

석양은 말합니다.


"아등바등하지 말라고"

"남들 속도로 달리지 말라고"

"자신을 먼저 아끼라고"


 석양은 볼 때마다 새로운 가르침을 줍니다.


선배는 말합니다.


"일출, 일몰을 보려 어디를 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가장 멋있는 곳이 여기였구먼, 하루 5분 짬을 못 내어 이렇게 살고 있었네."


자연은 늘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자연을 보았습니다.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책에서, 유튜브에서 자연 보는 법도 배웠습니다.


어느 순간, 가끔씩 자연과 동화되는 때도 경험하게 됩니다. 그 느낌만큼 삶은 풍요롭게 됩니다. 감탄의 순간이 늘어납니다. 천천히 호흡하며 멈추게 됩니다.


선배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오늘의 경험을 나눌 것입니다.


나하나 실천하여 누군가에게 나누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직장 옆 호수 야경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 관찰] 일상에서 소소하게 느끼는 것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