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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 책이 전해준 귀한 인연

책이 맺어준 관계, 성장동력이 되다

by 모티
작년 독서모임을 운영하며 받은 만년필

2020년 상반기 장기교육을 받았습니다. 독서와 글쓰기에 전념할 수 있었던 반면, 코로나 1기 교육생이라는 타이틀을 얻 명암이 있었습니다. 공직 생활 15년을 돌아 수 있는 었습니다. 나와 가족에 집중할 수 있는 선물 같은 기회였습니다. 교육 첫날, 자기소개를 하면서 3가지를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첫째 매주 한 권씩 25권의 책을 읽을 소모임 제안, 둘째는 교육생들과 좋은 인연 만들기, 마지막은 기타를 배워 졸업 연주하기였습니다.


10명으로 시작한 '다독다독' 은 20권의 책과 함께 서로를 알아가는 추억도 쌓았습니다. 오합지졸 같은 병사들이 책이란 교관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시기였습니다. 작가로 등단한 분, 첼리스트, 고전에 관심 있는 분, 시낭송 회원 등 개성은 다채로움으로 나타나 서로에게 상승효과가 되었습니다. 처음 발표할 때의 부담감, 책을 읽은 후 달라진 가족 반응, 어쩔 수 없이 책을 읽는다는 솔직함, 각자 변화된 일상을 나누며 서로에게 움직이는 책이 되었습니다.


부푼 기대로 출항했던 교육은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 궤도 전면 수정되었습니다. 6주 만에 사이버로 전환 이후 해외 연수, 외국어 학습, 악기 배우기, 자격증 취득, 지역 탐방, 봉사활동 획은 줄줄이 취소되었습니다. 오전과 오후 '이상 없음' 이란 무 보고를 하면서 컴퓨터 앞에서 10주 동안 클릭하는 것은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느는 것은 뱃살이요, 아이들을 향한 잔소리였습니다. 어렵게 얻은 기회가 하루씩 사라져 가는 만큼 허탈감과 상실감은 커졌습니다. 그나마 매주 수요일 카톡으로 모이는 독서모임이 위안이 되었습니다. 최악의 교육 상황이 온라인 모임에는 최상의 조건이 되었습니다. 대다수 교육생이 겪었던 코로나 블루를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되었으니까요.


작가님께 바로 메일을 보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던 책이 있었습니다. 독서모임 감흥, 특강에 꼭 모시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언제든지 불러주면 오겠다며 독서모임 책이 되어 오히려 감사하다"며 30분 만에 회신이 왔습니다. 작가님과 통화하 10분은 마치 수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것처럼 신기한 험이었습니다.정을 운영하는 직원에게 교육생을 위해서도 모셔야 된다며 제안을 드렸습니다. 로나19로 교육생 사기 진작 차원에서 추천 강사로 모시게 되으니 책이 맺어준 귀한 인연입니다.

작가님은 순식간에 2시간이 지날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했습니다. 교육생의 눈빛 살아났고 다른 수업 때와는 다르게 질문도 많았습니다. 처절한 실패와 좌절의 경험, 인생의 밑바닥에서 책이란 동아줄을 붙잡고 일어선 이야기는 작가님의 얘기로만 들리지 않았습니다. "책을 통해 변화된 삶을 살고 있느니,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가슴이 떨릴 만큼 울림을 주었습니다. 물에 던진 돌의 물결처럼 마음을 출렁였습니다. 강연 이후 흔쾌히 '정담 토크'도 참여하여 강연에서 못다 한 얘기도 풀어주셨습니다.

파란만장한 환경에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던 장수의 마음으로 지난 몇 년간을 살았던 작가님의 결의가 전해졌습니다. 개인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어려운 분들을 위해 글쓰기 교실 운영, 재능기부 등 함께 성장하는 활동을 얘기해 주셨습니다. 어떤 질문에도 성의껏 답해주는 모습, 짧은 시간임에도 회원들의 장점을 찾아 덕담해주시는 마음씀이 좋았습니다.

글은 사진처럼 삶과 인생을 반영합니다.

1년이 훌쩍 지났지만 가끔씩 작가님께 안부를 물으며 일상을 전합니다. 꾸준한 모습이 보기 좋다며 응원도 해주십니다. 먼저 길을 걸었던 사람은 걷고 있는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생깁니다. 질문하는 용에 따라 어느 준인지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만날 날을 생각하며 부지런히 글을 씁니다. 그때보다 성장해서 찾아뵙고 싶습니다.


글만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글도 잘 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최근 트렌드만 반영한 좋은 말 대잔치, 하면 된다는 군대식 사고, 개인 경험을 일반화하는 내용, 유명세를 활용한 대형 출판사 마케팅 등 포장만 그럴싸한 자기 계발서도 많습니다. 조화에 나비가 앉지 않듯, 품질 낮은 책은 독자가 외면합니다. 오디오북, 팟캐스트, 유튜브 등과 경쟁하는 종이책의 설자리는 점점 줄어듭니다. 독서 인구는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매일 쏟아지는 책 속에서 살아남기란 복권에 당첨될 확률보다 어려울지 모릅니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조금씩 노력하며 정도를 걷습니다. 글 쓰는 일은 성실과 끈기로 나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러려면 삶을 잘 살아야겠습니다. 책이 맺어준 귀한 인연처럼 나도 누군가에 인연이고 싶습니다.

일상의 순간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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