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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산책] 어수룩한 어른이라 한들 어떻다고

스스로 자신을 가질 것

by 모티
생각해낸 것을 냉동 보관하진 말아라.
생각해낸 것을 창피해하며 감춰둔들 무엇이 되겠나?
용기를 내서 유치한 말이라도 말해버리자.
어린아이에게라도 제대로 전달만 되면 괜찮지 않은가.
나도 아직 미숙한 인간이 아닌가.
똑똑하고 말 잘하는 녀석들을 이겨보겠다고 생각하지 말라. 무게 잡지 말고!
자신은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어수룩한 어른이라 한들 어떻다고.
스스로 자신을 가질 것.
(......)
이 일기를 누가 보고 있다 한들 관계없다.
웃음거리가 되어도 상관없다.
가벼운 드로잉으로 속일 생각은 하지 말라.
그것이 탄생하는 깊고 깊은 부분이야말로 소중한 것이다. 그것이 캔버스에 달라붙을 때까지 해보자.

- 2000년 4월 8일, 나라 요시토모의 일기 -
<아티스트 인사이트 중에서>
출처 _네이버 이미지

본질에 집중하는 힘


일본 출신의 세계적 팝아트 작가 요시토모는 어린아이의 얼굴만 전문적으로 그립니다. 어린아이의 반항심과 고독, 두려움, 복잡한 감정에 주목합니다. 요시토모는 독일 유학 중에 언어가 서툴러 혼자 외롭게 지내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의 캐릭터는 자신과 대화하며 탄생한 외로움의 분신이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세계를 나만의 개성을 반영시킨 나름의 방법으로 표현하면 어떨까"라며 자신의 길을 걸었습니다. 자신보다 재능이 뛰어난 동료들을 인정하며 자신의 화풍을 갖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습니다.


그의 작품 속 어린아이는 표정은 복잡한 인간 심리를 묘사합니다. 진실하지 못한 감정, 본질적 고독과 불안함을 떠올리는 사람들을 투영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힘들게 하루를 버텨내는 어른들이 주목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는 경쟁 대상을 밖에서 찾지 않았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며 독특한 분야를 일궜습니다. 자신이 바라는 진짜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입니다. "내면이 아니라 표면만 보고 유행처럼 좋아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대중성은 별로 반갑지 않습니다."라고 인터뷰에서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여덟 단어>를 쓴 박웅현 작가도 본질, 고전 등 오랜 시간을 이겨낸 가치에 주목합니다. 유행은 변해도 본질은 남습니다.



"출항과 동시에 사나운 폭풍에 밀려다니다가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같은 자리를 빙빙 표류했다고 해서, 그 선원을 긴 항해를 마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긴 항해를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오랜 시간을 수면 위에 떠 있었을 뿐이다" - 세네카
<아티스트 인사이트 중에서>


당신의 어깨는 어떤가요


삶에 목적이 분명한 사람도 있지만, 표류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정도는 차이일 뿐 인간은 방황하는 존재입니다.

부평초처럼 떠다니다 마감하는 삶도 있으며, 좀 더 나은 삶으로 세상을 밝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존재의 이유에 대한 성찰만큼 삶의 궤적은 다양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인생을 오래 산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나이에 어울리는 인격을 갖춰야 한다고 이해합니다. 인격의 사전적 의미는 '도덕적 행위의 주체로서, 진위·선악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자율적 의지 등을 지닌 존재'를 말합니다. 인격의 척도는 알고, 느끼며, 행동하는 것의 조화로움으로 나타납니다. 경받는 사람들은 대체로 품격이 있습니다. 삶의 태도로 행동으로 선한 영향력을 줍니다. 권력보다는 권위를, 물질보다는 정신을, 소비보다는 생산을, 채움보다는 나눔을 추구하며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입니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이란 말처럼 권력과 명예는 유한합니다. 가 아는 지인은 사람을 볼 때 어깨에 힘이 들어간 만큼 덜 된 사람으로 취급합니다. 직업상 1년에 수 천명의 수강생을 만나면서 여러 직업군을 만난다고 합니다.

리더로서 경청과 겸손이 몸에 밴 분들이 기억에 남는다며, 그들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행복할 것이라고 전해주었습니다. 상대를 높이며 자신을 낮추는 '하심'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늘 부족함을 인정하는 사람, 타인을 존경하며 높여주는 사람들이 진정한 리더라고 하였습니다.


자신을 성찰할수록 어깨 힘이 빠지게 됩니다. 자신을 아는 사람은 배움에 부지런합니다. 갈고닦는 수양에 게으르지 않습니다. 인격도 연마하고 다듬어야 하니까요.


주변에 '옛날에는,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과거의 좋은 기억에 매몰된 채로 현재를 살고 있는 과거형 사람, '꼰대'로 취급받기 십상입니다.

떠난 애인을 그리워하다 현재의 사랑에 충실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은 경계해야 합니다. 현재에 집중하며 하루하루를 충실히 채울 수 있도록 오늘도 담금질로 마감합니다.


Photo by 하루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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