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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Jan 05. 2022

[시 감상] 아름다운 비명

시 한 편이 생각 스위치를 누릅니다.



아름다운 비명

                     (박선희)


바닷가에 앉아서

파도소리에만 귀 기울여 본 사람은 안다


한 번도 같은 소리 아니라는 거

그저 몸 뒤척이는 소리 아니라는 거

바다의 절체절명,

그 처절한 비명이 파도소리라는 거


깊은 물은 소리 내지 않는다고

야멸차게 말하는 사람아

생의 바깥으로 어이없이 떠밀려 나가본 적 있는가

생의 막다른 벽에 사정없이 곤두박질쳐 본 적 있는가


소리 지르지 못하는 깊은 물이

어쩌면 더 처절한 비명인지도 몰라

깊은 어둠 속 온갖 불화의 잡풀에 마음 묶이고 발목 잡혀서

파도칠 수 없었다고 큰소리 내지 못했다고

차라리 변명하라


바다가 아름다운 것은

저 파도소리 때문인 것을

너를 사랑하는 이유도 그러하다   


<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중에서>




다양한 굴곡을 경험한 사람일수록 대상을 보는 깊이가 다릅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 "아픈 만큼 겸손해진다"로 이해합니다. 이가 들어감은 전수전, 공중전다 겪으며 어가는 여정입니다. 상처와 고민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멀리서 보면 희극같이 보여도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며 일찍이 찰리 채플린은 말하였습니다.  


아등바등하며 살았던 삶에 쉼표를 준듯하여 바다를 보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쉼 없는 파도, 밀물과 썰물은 낮과 밤, 삶과 죽음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기쁘고 슬픈 일이 밀물과 썰물을 일으킬 때 차분하게 기다릴 줄 아는 것, 연륜이 준 선물입니다.


모든 강물, 세상의 온갖 오물 바다로 흐릅니다. 바다는 자연과 인간의 모든 찌꺼기  받아들입니다. 넓게 포용하는 바다는 어머니의 품을 닮았습니다. 바다가 주는 안온함이 좋아 가끔씩 바다에 갑니다. 수평선을 보거나 파도 소리를 습니다. 햇살에 일렁이는 물비늘의 찰나를 즐깁니다. 나를 돌아보기에 바다멍이 제격입니다. 파도, 갈매기, 바람소리가  어울려 눈을 감도록 돕습니다. 내 안에 쌓여 있던 오물자연소리씻기는 듯합니다. 바라보다가 줄어 바다가 되었다는 말처럼 바다는 마음을 정화해주는 멋진 친구입니다.


그런 바다가 최근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습니다. 생활쓰레기, 각종 폐수, 해양오염 등으로 바다는 자정능력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환경론자들은 바다 오염은 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인류 생존까지 위협받는다고 경고합니다. 인간의 욕심, 탐심 때문에 바다가 화를 내고 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바다를 지금처럼 함부로 대한다면 대가를 혹독히 치를 것입니다.


인간이 잠시 빌려 쓰고 있는 지구별, 후손을 위해서라도 환경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고 잘 보존해야겠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고민합니다. 개인컵 사용, 일회용품 줄이기, 분리배출, 안 쓰는 물건 기부, 불필요한 물건 사지 않기, 물건 아껴 쓰기 등 생활 속 실천을 의식해야겠습니다. 세상은 함께 만들어 가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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