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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Dec 31. 2021

[시 작 시작] 당신에게 배운 건

사랑하기도 부족한 시간


당신에게 배운 건


통화만으로 마음 날씨를

알아차리는 텔레파시 소유자


백신 맞았다는 소식에

한걸음 달려와 뚝딱


서로 부족함주려

좋은 사람이 되겠다 약속


소중한 것 주고 싶다며

덜 아팠으면 하는 염려


나를 비추는 거울보다

따듯하게 안아주는 시선


가끔은 내가 미워질 때

당신탓으로 돌리는 


끝까지 사랑해봤다며

여한없다 


서로 많이 늙었다며

눈물 그렁그렁


부분이 닳고 닳아

풍화된 얼굴 흔적


아플 때 혼자 두지 않는다며

다짐을 되새기는 모습


나를 잃을 뻔했다며

짊어지고 있는 바보


운전 배워 아무 때나 올 수 있

가끔 놀래키용기  


모든 것은 해봐야

비로소 배운다는 겸손


행동으로 커가는 삶이

진정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


곁에 있어도 늘 그리운 사람

당신에게 배운 건 '사랑'



주말에 보는 아내가 평일 깜짝 방문을 하였습니다. 백신 맞은 이후 잘 먹어야 된다면서 바리바리 싸온 짐으로 한상 가득 차립니다. 준비한 정성이 오롯이 전해집니다. 아내 덕에 숙소가 정갈해지며 풍성해졌습니다. 바로 헤어져야 하는 아쉬움은 고급진 드립 커피를 마시며 달랩니다.


아내는 제 건강에 예민합니다. 8년 전 번아웃으로 쓰러진 기억이 아픔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 아프게 두지 않겠다고, 잃을 뻔했던 남편이 곁에 있으니 자신이 더 감당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바보입니다. 작년에 아내 차가 생긴 후로 행동하는 사랑이 커졌습니다. 아내는 제가 다니던 길오가며 트라우마를 지우는 중입니다. 먼길을 보내야 하는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많이 고맙고 미안합니다. 눈빛과 행동으로 말하는 아내에게 사랑하는 법을 배웁니다.


#주말부부#사랑#돕는베필#당신#하루한편#시#시작#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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