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주는 위로는 어디까지일까요. 지친 퇴근길에 우연히 듣게 된 노래, 첫 소절부터 '뭔가 있구나'라는 강한 느낌, 끝날 때까지 전율을 넘어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지금에 감사하게 됩니다. 도대체 얼마나 간절했기에, 연습량이 어떻기에 듣는 사람의 무딘 감각을 깨어나게 하는지가 궁금해집니다. 예측넘는세련된 편곡, 자유자재로 음을 가지고 노는 실력과 기교, 마치 무당이 작두 타듯 범접할 수 없는 한계를 넘는 순간입니다. 기승전결이 있는 담아낸 구성에 37호의 삶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마치 한 사람 안에다중인격이 있는 것처럼 새롭게 해석한 '걱정 말아요. 그대'는 어떤 리메이크 곡보다 인상적이었습니다. 몇 번의 변조로 심사위원들의 걱정을 날려버렸습니다.
처음은 읊조리듯이 시작하고, 점점 감미롭게,아련하게 감정을절제합니다. 가성을 더해 절정을 향해 달려갑니다. 마음껏 쏟아내는 절규까지 "내 속에 또 다른 나의 모습"이 있음을 담았습니다. 무지개 빛깔을 가진 콘셉트와 편곡은 쉽게 볼수 없는 독창적인 무대였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노래했는지부른 이의 삶이 궁금해집니다.후회 없이 역량을 맘껏 뽐내며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을 다한 모습에 역대급 무대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진한 감동을 선사한 37호의노래는 큰 위로를 주었습니다. "노래 한곡에 모든 것을 쏟아내는 37호처럼 나는 살고 있는가" 라며 묻게 됩니다. 적당히 타협하며 현실에 안주하지는 않는지 보게 됩니다.
들을수록 지난 이야기가 재생됩니다. 노력한 것 이상얻게 되었음을떠올렸습니다.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셨던 그분의 사랑이 생각나 목이 매였습니다. 나를 도우셨던 도움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부모의 뒷바라지에자식이 성장했음에도 자식은 보모의 헌신을 잊고 삽니다. 어찌 유한이 무한을 품을 수가 있겠습니까.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힘든 과거를 흘려보내기가 어려웠습니다.아픈 과거가굳은살이 되어 조금씩 단단해졌습니다. 상처에 내성도 생겼습니다. 과거를 잘 보내줄 때 과거가 발목을 잡지 않습니다. 후회만 하는 인생에서 후회 덜 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줄이고, 해야 하는 일을 늘려가며 한걸음씩 걸어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