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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심미안 수업'을 읽고

아름다움도 경험과 훈련에 비례합니다.

by 모티



□ 심미안 수업

윤광준 / 지와인 / 인문교양 / P286 / 2018.12


□ 왜 ‘심미안 수업’일

심미(eshhetic)는 ‘사물에 아름다움에 관한 의미’로 쓰여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란 뜻으로, 차이를 알아보는 능력, 더 나아가 가치를 알아보는 능력까지 의미합니다. 이 책은 예술 개론 형태로 미술, 음악, 건축, 사진, 디자인 등을 다루고 강의 형태를 띠고 있기에 수업이라 명명한 듯합니다.


□ 작가에 대하여

○ 중앙대 사진학과 졸업, 칼럼니스트, 오디오 평론가

○ 사진에서 미술, 음악, 건축, 디자인을 섭렵하는 아트 워커

○ 지은 책 <소리의 활용>, <잘 찍은 사진 한 장>, <내 인생의 친구>, <윤광준의 생활명품>, <느낌 그게 뭔데, 문장> 등

□ 집필 의도

1. 뭐가 아름다운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알려주기 위해


2. 예술이야말로 불행을 견디게 해주는 가장 좋은 보호막이라 생


3.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각도 모두 의식적인 활동임에도 사람들이 간과함


4. 미적인 가치를 느끼는 능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나의 자존감을 지켜줌


구성 방식(6개 부분)

(Part 1. 개론) 우리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는가?

(part 2. 미술) 숨은 의도를 발견하는 기쁨

(part 3. 음악) 지금 이 순간만 사는 행복 음악

(part 4. 건축) 나를 둘러싼 공간이 확장되는 마술

(part 5. 사진)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에 주목하는 힘

(part 6. 디자인) 일상의 욕망을 다독이는 지혜


3

한 사람의 호기심과 열정이 세상을 풍요롭게 만듦을 알았습니다. ‘의미’와 ‘가치’에 대해 되기는 소중한 기회. 고 느낀 만큼 삶이 달라질 수 있음을 깨우쳐 준 '책연'



□ 인상 깊은 문장


<Part 1, 개론>

(p35) 많은 예술품이 숱하게 볼 수 있는 사물이나 풍경을 다룬다. 느끼려고 마음을 연 사람에게만 익숙함 속에 숨겨 있는 새로운 감흥의 세계를 보여준다.


<Part 2, 미술>

(p62) 그림의 뒤에는 누군가의 내면이 있다. 묘하게 끌리는 사람과 마주한 듯한 느낌을 갖는 것이야말로 그림을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Part 3, 음악>

(p119) 왜 그토록 오래된 고전음악이 오늘까지도 사랑받는지에 대한 비밀이 여기에 있다. 더 우월한 음악이어서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노력이 지극한 음악이기 때문이다.


<Part 4, 건축>

(p177) 건축에 관심을 갖게 되면, 주변도 촘촘하게 살펴보게 된다. 의미를 찾기 위해 탐색하는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다.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들어오고, 관계없어 보이는 것들의 맥락이 잡힌다.


<Part 5, 사진>

(p230) 사진을 감상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그 사진이 가둔 시간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사진을 찍던 사람이 존재했던 시간, 사진에 찍힌 사물, 인물, 풍경이 존재했던 시간을 상상하는 것이다.


<Part 6, 디자인>

(p250) 그 긴 시간을 통해 디자인에 대해 갖게 된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 하나는 디자인은 곧 ‘사물의 진화’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일상의 의미화’라는 것이다.




읽고 나서


아름다움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름다움을 보고도 좋다고 느끼지 못하는 건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예술을 알아야 하는 것, 외워야 하는 것으로 접했던 학창 시절, 예술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청년 시절, 여유가 있어야 예술을 접한다는 생각, 바쁜 일상 속 여력이 되지 않는 등의 이유였을 겁니다.

2013년부터 스마트폰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상을 관찰하며 조금씩 심을 키웠습니다. 피사체를 들여다보며 작은 변화를 담았습니다. 잊히는 것을 기억도록 돕는 사진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행착오를 거치며 사진 프레임으로 일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늘과 구름, 건물과 사람, 바다와 산, 일출과 일몰 등 미세한 차이의 순간을 잡으려 합니다. 세상은 보는 사람과 지나치는 사람, 찍는 사람과 찍지 않는 사람으로 나뉨을 배웠습니다.


연애 때부터 여자 친구로부터 음악 선물을 자주 받았습니다. 선곡한 음악 CD를 주며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은 마음을 그땐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제가 음악에 관심을 갖기를 바랐을 겁니다. 15년이 지나도 마지못해 호응하는 정도였습니다. 바닥을 친다는 말을 알게 되는 때가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음악이 들렸습니다. 몇 곡을 반복해서 으며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를 알아주는 음악을 접하며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내에게 힘을 주었던 음악을 내게도 전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제게 악은 어떤 사람보다 좋은 친구입니다. 희로애락 애오욕이 스며있는 음악과 동행하니 다채로운 일상 풍경이 되었습니다.


20여 년을 돌고 돌아 길을 찾아서 일까요. <심미안 수업>을 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음악, 사진, 미술 등 모든 예술이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술을 만든 사람도 감상하는 사람도 모두 사람을 향하니까요. 아름다움을 보는 안목이 있을수록 모든 삶에서 빛나는 순간을 감상하게 될 것입니다. 일상에서 의미를 길러내는 것.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사색하는 순간을 즐깁니다.


무엇이 아름다운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삶이 팍팍한 이유는 소중한 것을 함부로 대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좋은 감각은 경험하고 훈련하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이 와닿습니다. 예술감상 입문서로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준 귀한 책이 고맙습니다.


예술을 아는 것은 곧 나를 사랑하기 위한 좋은 길이라 생각합니다. 산길 처음에는 길이 니었습니다. 많은 사람의 발자국에 츰 길이 되었습니다. 예술에는 인간의 고뇌와 열정 그리고 사랑이 녹아 있습니다. 사연 없는 삶이 없듯 알게 되면 보이며 이해되는 영역입니다. 내게 말을 걸어오는 작품, '뭔가 있구나'라고 느낌 주는 것부터 다가서면 됩니다. 비록 예술이라는 앎이 없었을지라도 먼저 관심을 가진 지인들께 도움을 받으면서 하나씩 채워가면 됩니다.


늦은 때란 없습니다. 경험하고 부딪히며 다가서자고 다짐합니다. 손품, 발품, 생각품을 팔며 먼저 느낀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모르는 것을 하나씩 배워갈 것입니다. 덜 후회하기 위해서 오늘도 아름다움을 찾습니다. 심미안은 곧 나를 찾아가는 마음의 눈을 기르는 애씀의 산물이 아닐까요.


다양한 고생과 경험으로 심미안을 깨우친 작가는 많은 분들에게 '아름다움'을 전해 주고 싶었을 겁니다. 살맛 나는 세상, 행복한 삶을 사는데 큰 도움이 됨을 알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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