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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산책] 나는 그 자리에서 분명 무엇인가를 배웠다

책의 문장이 천천히 스며듭니다.

by 모티


Photo by 꽃보다 찐(한라산)


"나는 그 자리에서 분명 무엇인가를 배웠다. 사람들은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잘 모를 때는 입을 다물고 귀를 기울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면 된다. 그들은 기뻐할 것이고 나는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다."
<도로시 리즈, '질문의 7가지 힘'' 중에서 >


저는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설상가상,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문제는 말이 앞서니 가벼운 사람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빈수레가 요란한 것처럼 밑천이 바닥나 대화의 중심에 있질 못습니다. 기에 서툰 지난날이 회상되는 이유입니다.


결혼내에게 꾸준히 들었던 불만은 "말할 때 제대로 좀 들어요", "혼자 생각하지 말아요", "잘 모르면 물어봤어야지"였습니다. 잘 듣지 않기에 점점 아내의 목소리는 커습니다. 급기야 엉뚱하게 행동하기에 다툼이 잦아 서로 감정 소모가 많았습니다. "당신은 듣고 싶은 말만 들어", "당신이랑 대화가 안 통해", "말할 때 생각 좀 하세요"라는 말을 듣는다면 십중팔구 소통에 서툰 사람입니다. 오해가 쌓이고, 짜증은 누적되어 언제 곤 시한폭탄처럼 터집니다. 의도하지 않게 의문의 패배도 늘어갑니다. 잘 듣지 않으니 종국에는 상대에게 신뢰를 잃게 됩니다. 상대를 힘들게 하는 나쁜 습관입니다. '잘 듣지 않는 고집스러운 아이'가 똬리를 틀고 내 안에 살고 있었습니다.


2001 조지 부시가 처음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 바바라 부시는 영부인이 되면 어떤 문제에 힘쓸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쓰고 이해할 수 있다면 세상이 좀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문맹 퇴치 문제에 관심 갖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이디어 차원으로 구상 단계의 생각이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그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미처 말하지 않았습니다. 선거 유세장엔 그 문제에 관심 있는 전문가들이 모여 그녀의 얘기(비전)를 듣길 원했습니다.


그녀는 회고합니다.


" 나는 운이 좋았다. 문득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났다. 몇 마디 하고 나서 나는 그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만일 여러분이 대통령 부인이고 문맹 퇴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입장이라면 어떤 일을 하시겠습니까?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하실 건가요?' 말할 나위도 없이 탁월한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질문의 7가지 힘 중에서>


그녀는 기지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정통한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으니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는 좋은 결과였습니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은 부끄럽지 않은 용기 있는 행동임을 아는 그녀는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배우려고 하는 사람을 다르게 생각할 것입니다.



Photo by 꽃보다 찐


준비한 내용은 반만 말하자


독서모임 운영을 하면서 느낀 점은 운영자는 대화 흐름을 원활하도록 조정하는 퍼실리테이터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처음엔 준비한 내용을 다 전달하려고 마음이 바빴습니다. 회원들을 살피지 못했습니다. 준비한 내용만 전달하려니 끝나고선 "이게 아닌데"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회원들의 귀중한 시간을 좀 더 생산적으로 할 수 없을까?


독서모임 관련 책을 읽고, 운영했던 사람들의 조언을 들었습니다. 준비한 내용은 간단히 전달하고 회원들이 활발하게 토론할 수 있도록 고민했습니다. 판만 깔아주자는 생각으로 발제자를 미리 정하고 발제자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모임 방식을 전환했습니다. 토론 주제는 미리 알리고 모임 하루 전 도서 요약문을 올리도록 했습니다. 모임 때는 안부인사 , 공통 도서 느낌, 인상 깊은 문장과 이유, 책 활용 사례 등 준비된 질문을 주고받으며 집단지성을 즐겼습니다. 가급적 회원들이 말하도록 분위기를 이끌고 주제에 벗어날 때만 환기하였습니다. 마지막 2~3분 동안 모임을 정리하며 다음 달을 기약했습니다.


사람마다 잠재성은 무한합니다. 어떤 질문을 하느냐? 어떤 분위기를 만드냐에 따라 눈팅만 하던 회원이 방언 터지듯 쏟아내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준비해온 만큼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들은 만큼 생각이 확장되었습니다.



잘 듣기. 질문이 필요한 이유


유치원 때부터 지금껏 하기, 대답하기는 주야장천 배웠습니다. 그러나 잘 듣기, 질문하기는 개인 몫으로 치부되었습니다. 주변에 소통에 서툰 사람들이 많은 이유라 생각합니다.


<질문의 7가지 힘>에서는 원활한 대화와 창조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비결이 단연코 질문이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잘 활용하면 삶이 훨씬 더 개선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합니다. 질문의 힘을 깨닫고 그 힘을 이용해서 좀 더 풍요로운 인생을 살라고 조언합니다. 책의 고갱이인 50가지 현문을 소개합니다.


50가지 질문만 소화해도 좋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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