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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Feb 08. 2022

[시 감상] 나의 기도

시 한 편이 마음에 내립니다.

    


나의 기도

                               (정채봉)


아직도 태초의 기운을 지니고 있는

바다를 내게 허락하소서

짙푸른 순수가 얼굴인 바다의

단순성을 본받게 하시고

파도의 노래밖에는 들어 있는 것이 없는

바다의 가슴을 닮게 하소서

호수가 들어도 넘치지 않는 겸손과

가뭄이 들어도 부족함이 없는

여유를 알게 하시고

항시 움직임으로 썩지 않는 생명

또한 배우게 하소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해주는 바다, 바다를 보며 바다를 닮고자 마음을 벼리는 시인의 고뇌가 느껴집니다.


세상의 온갖 것을 품어 정화시키는 바다는 만물의 젖줄입니다.


70%가 바다로 이루어진 지구, 70%의 물로 이루어진 사람. 바다는 유유히 흐르고, 개인사도 흘러갑니다. 도도한 역사의 수레바퀴 안에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절제하자. 감사하자. 그리고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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