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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Feb 10. 2022

[시 감상]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시가 주는 여운을 음미합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학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있는 것만으로 기쁨이 됩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성숙한 사랑을 하라'는 의미로 이해합니다.  


해받지 않고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때입니다. 내가 그렇다면 상대도 그렇겠지요. 사랑하는 사람과 알맞은 거리가 필요함을 알았습니다. 마음의 주파수는 맞추되 적당한 거리에서 지켜봐 주는 것,  도울 일을 찾는 것이 배려였습니다.


누구에게나 심리적 공간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불쑥 아이 방을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엄마에게 불편하다고 토로하였습니다. 어디 아이방만 불쑥 들어갔을 까요. 상대를 살피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하며 상대를 당황하게 한적은 없었을까요.  


상대는 가만히 있습니다. 내가 먼저 다가갔다 실망하며 뒤로 물러섰던 들이 많았습니다. 인연이라면 조급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성급했습니다. 상대가 다가올 수 있도록 내 삶을 가꾸는가가 더 중요할 텐데요.


천천히 스며드는 인연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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