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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May 09. 2022

[포토 에세이] 여행을 하며 느끼는 것들

해변 산책을 하며 글자를 남깁니다.


"이곳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어디를 가든 되뇌는 말입니다. 나만의 주문을 외우면 감성 더듬이가 살아납니다. 사람이 많은 곳은 가급적 피하고 느린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새벽은 오롯이 제게 선물하는 시간입니다. 정적이 흐르는 낯선 곳을 거닐며 '첫'이 설렘과 '자연'이 주는 감동에 접속합니다.


지금은 바다가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향연의 유일한 관객입니다. 양팔을 벌리고 가볍게 몸을 흔들며 연주에 화답합니다. 들고나는 파도를 바라봅니다. 오는 기쁨, 가는 슬픔은 삶과 죽음을 노래합니다. 파도는 얘기합니다.


"빛나는 삶은 어둠이라는 배경이 필요"


많은 아픔이 있었기에 겸손할 수 있었고, 힘듦이 있었기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아파보니 아픈 사람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몇 년 전 넘어졌던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나를 알지 못한 것'과 '나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눈을 감습니다. 파도소리는 미세하게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철썩'으로 고정된 지식은 모든 파도 소리를 제한합니다.


 "파도소리를 찾아주고 싶습니다."

 쏴아~, 촤아아, 차르르르르, 철썩, 찰싹.....


우리가 안다는 것이 얼마나 작고 초라한지 모릅니다. 자연 소리를 표현하는 것도 이럴진대, 손톱만 한 지식으로 '아는 척'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책을 읽고 사색하기, 관찰하기, 걷고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합니다. 모든 행동은 '나를 찾다'로 수렴됩니다.


제게 여행은 나를 찾아가며 긋는 밑줄입니다. 삶을 성찰하는 의식입니다. 자연과 마주하면 알게 됩니다. 나를 아는 것이 모든 앎의 시작이라는 것을. 나를 모른 채 어떤 것을 채워도 공허하다는 것을. 나를 찾고 나를 알기 위한 여정이 인생이라는 것도.


#제주도#곽지해수욕장#나를 찾다#나를 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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