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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Jul 03. 2022

[일상 관찰] 흐린 날도 흐린 날대로

장마는 지루하지만 끝이 있기에


장마에 주로 떠오르는 단어는 불쾌지수, 짜증, 우중충, 우울 등 부정적 단어입니다. 장마는 보통 6월 하순에서 7월 중순까지 지속적으로 비가 내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흐린 날이 많으니 일조량은 감소하고 습도와 강수량은 증가합니다. 불규칙한 천둥번개를 동반한 악천후도 일어날지 모르니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야 합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오기 전 전조이기도 합니다.


4주 넘게 산책을 못했습니다. 하루 걷는 양도 3천보 내외입니다. 걷는 양을 조금씩 늘려가지만 앞으로도 2주 5천보를 넘지 않을 겁니다. 점심때마다 뒷산을 산책하는 것이 작은 기쁨이었습니다. 꽃과 나무, 호수와 하늘을 스마트폰에 담지 못하니 마음 한구석이 휑한 듯 비어있습니다. 언제까지 건강할 줄 알았습니다. 비상 사이렌이 울리고서야 몸을 챙기 있으니까요. 평범한 일상생활이 얼마나 귀한지 하루하루 체험하고 있습니다.

  

내일 일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인생입니다.  안온함을 누린다면 정말 감야 함을 알았습니다. 나를 배려해주는 직장 동료들, 건강을 챙겨주는 아내, 아빠를 걱정하는 딸들, 안부를 묻는 지인들까지 고마운 분이 참 많습니다.  


비록 마음 날씨는 장마처럼 눅눅하지만 끝이 있기에 견딜만합니다. 임계량은 채워야 몸이 회복될 테니까요.


"누구나 내일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살아 있는 것 축복 맞습니다. 하루 열심히 살고 단잠을 잘 수 있으면 그것도 축복이지요. 하늘에 별 있고, 땅에 꽃 있습니다. 마음에 반짝이는 기쁨 있으면 더 바랄 게 무어겠습니까?"

<이철수, 내일이 와 준다면 그건 축복이지>



몸이 아프고서야 습관을 개선합니다. 불편하지 않았다면 적당함과 타협하며 살았을 겁니다. 고통을 겪어야만 행동 하나하나를 의식하는 연약함이 있습니다. 아는 만큼 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몸의 소리를 헤아리지 못해선지

몸이 단단히 화를 내고 있습니다. 몸이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체중 관리, 규칙적인 생활, 꾸준한 운동, 스트레스 관리,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라는 말을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습니다.


해가 뜨고 지고, 달이 뜨고 지고, 달이 차고 기울며 시간은 유유히 흐릅니다. 흐린 날을 흐린 날대로, 맑은 날은 맑은 날 대로 좋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냐일 뿐입니다. 비록 우중충한 장마 좋은 건 아니지만 사색할 시간많아졌습니다. 며칠 만에 푸른 하늘을 보니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자연은 초록과 푸르름으로 계절을 노래합니다.


우리는 무엇으로 인생을 노래하고 있을까요.


"매미는 흙속에서 오래 살다가 흙 밖으로 나와, 굳어진 애벌레의 껍질을 벗고 나면 부드러운 새 몸을 얻습니다. 애벌레가 허물을 벗는 동안 매미는 천적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그 위기를 거쳐야 날개를 얻어 허공을 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미물도 허물을 벗고 나서 비로소 하늘을 얻습니다."

<이철수, 내일이 와준 다면 그건 축복이지>

#일상관찰#깨달음#건강#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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