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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Aug 08. 2022

[일상 관찰] 공간의 힘 그리고 리추얼

다른 공간은 생각의 각도를 바꾼다


카페 찾는 이유


좋은 책에 행복한 것처럼 맘에 든 카페를 만날 때면 보물 찾기라도 한 듯 설레곤 한다. 낯선 장소를 둘러보며 어색함을 즐긴다. 위치, 음악, 조명, 책상과 의자, 인테리어, 소품, 메뉴를 보면 주인장이 어떤 사람일지 그려. 사람을 향하는 곳은 다시 오게 다.


근 카페는 장시간 앉아 있기 부담스럽다. 의자도 딱딱하고 전원 꼽을 곳도 제한적이다. 빠른 회전을 위한 공간 배치, 인간미 없는 터치스크린도 마찬가지다. 다시 갈 이유를 못 느낀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듯, 전망 좋은 곳은 대화하기 좋고, 책을 읽기에는 백색소음과 약간의 어수선함도 괜찮다. 내게 맞는 책이 있듯, 내게 끌리는 장소가 있다. 가끔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며 생각의 군살을 빼곤 한다.


리추얼


크리스천이라고 하면서 호흡과도 같은 말씀묵상, 기도, 찬송을 가까이하지 못했다. 성경 필사는 15분 남짓, 하루 1% 정도다. 책을 읽고 글을 쓸수록 성경에 갈급함이 생겼다. 몇 년 전부터 필사를 하고부터 들뜸이 줄어들었다. 아내는 차분해졌다고 한다. 매일 한 장 필사가 마음 근육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었다. 손으로 쓰는 기도인 셈이다. 나침반처럼 하루 항해의 기준을 잡아주는 리추얼이다.


꾸준함이 몸에 붙어 나만의 콘텐츠가 된다. 1년, 3년 지나면 보통 수준은 넘게 된다. 아는 만큼 보게 되고 보는 만큼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현상에서 본질을, 외면에서 내면을, 결과보다는 과정을 보게 되었다. 콘텐츠가 하나씩 쌓일수록 생각의 연장들은 다양해졌다. 글 쓰는 삶이 되었고 오해와 실수가 줄었다. 서툼을 다듬고 생각을 벼리며 나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내게 좋은 것이 타인에게 좋기를 바라면서.


#카페#일상 관찰#깨달음#리츄얼#공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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