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티 정문선 Aug 09. 2022

[시 감상] 아직

사랑은 줄 수 있을 때 듬뿍 주어야 합니다.


                

                                  (유자효)


  너에게 내 사랑을 함빡 주지 못했으니

  너는 아직 내 곁을 떠나서는 안 된다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내 사랑을 너에게 함빡 주는 것이다

  보라

  새 한 마리, 꽃 한 송이도

  그들의 사랑을 함빡 주고 가지 않느냐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그들의 사랑이 소진됐을 때

  재처럼 사그라져 사라지는 것이다

  아직은 니다

  너는 내 사랑을 함빡 받지 못했으니





함빡이란 단어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분량이 차고도 남도록 넉넉하게란 의미다. 물이 겉으로까지 스며 나와 흥건히 젖음을 말한다.


충분 사랑받은 사람은 안다. 랑은 결핍을 채우고, 포기하는 사람을 살리는 약이라는 걸.

사랑깊이와 넓이있다. 그중 으뜸은 자식 사랑이다.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 한들 부모사랑을 따라갈 수 없다. 다 주고도 줄게 없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부모는 평생 자식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한다. 때론, 짝사랑처럼 마냥 기다  한없이 작아다. 존심체면도 문제 되지 않는다. 자식의 모자람은  부족함인 거 같아 안쓰럽다. 잘하면 자식에게 공을 돌리고, 못하면 내 잘못인 죄인처럼 여긴다. 베풀며 사는 것, 바르게 사는 것이 행여나 자식 앞날에 도움될까 기도하는 마음으로 옷매무새를 가다듬기도 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사랑할수록 관심이 늘어간다. 더 알고 싶어 관찰하게 된다. 그러나 아는 만큼 눈물과 근심도 늘어간다. 사랑 총량에 비례하여 고통도 그만큼 커진다. 항상 맑은 날만 아니듯 사랑 날씨도 변덕스럽다. 우리는 모두 존재로서 감사함을 잊고 산다.


이리저리 재며 견적을 따진다면 아직은 미숙한 사랑이다. 이기적인 사랑, 서툰 사랑이다. 기대가 크니 감정의 롤로코스터를 자주탄다. 그럴 때면 "이유가 있겠지"라며 상대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


한 마리의 새, 꽃 한 송이도 사랑을 함빡 주고 간다는데 만물의 영장은 적당한 사랑주기에 만족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사랑! 어디까지 해봤는가?

난 누군가를 진정 사랑하고 있는가?


#시 감상#깨달음#아직#사랑#

매거진의 이전글 [노래 감상] 이하이의 '한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