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빡이란 단어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분량이 차고도 남도록 넉넉하게란 의미다. 물이 겉으로까지 스며 나와 흥건히 젖음을 말한다.
충분히사랑받은 사람은 안다. 사랑은 결핍을 채우고, 포기하는 사람을 살리는 명약이라는 걸.
사랑도 깊이와 넓이가 있다. 그중 으뜸은 자식 사랑이다. 자식이 부모에게효도한다 한들 부모사랑을 따라갈 수 없다. 다 주고도 줄게 없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부모는 평생 자식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한다. 때론, 짝사랑처럼 마냥 기다리며한없이 작아진다.자존심도 체면도 문제 되지 않는다. 자식의 모자람은 내 부족함인 거 같아 안쓰럽다. 잘하면 자식에게 공을 돌리고, 못하면 내 잘못인양죄인처럼 여긴다. 베풀며 사는 것, 바르게 사는 것이 행여나 자식 앞날에 도움될까 기도하는 마음으로 옷매무새를 가다듬기도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사랑할수록 관심이 늘어간다. 더 알고 싶어 관찰하게 된다. 그러나 아는 만큼 눈물과 근심도 늘어간다. 사랑 총량에 비례하여 고통도 그만큼 커진다. 항상 맑은 날만 아니듯 사랑 날씨도 변덕스럽다. 우리는 모두 존재로서감사함을 잊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