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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Sep 20. 2022

[문장 산책]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이

공감되는 문장에 오래도록 머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고통이 견딜 만한 고통이 될 때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일임을. 혼란스러운 현실에 질서를 부여하는 작업이지, 덮어두거나 제거하는 일이 아님을 말이다."
<글쓰기의 최전선, p9>


거대한 물살에 떠밀려 가는 것처럼 하루를 살아낸다. 스스로 버텨내는 모습에 애잔할 때가 다. 떠밀려 가지 않기 위해 읽고 쓰며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 버둥거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좋아서, 답답해서, 복잡해서, 힘들어서, 그냥...  쓰는 이유도 다양했다. 구상한 것을 글로 풀어내는 재미도 솔솔 했지만 그만큼 대가가 따랐다. 고민과 일상이 버무려져 글감이 나왔고 벼리는 과정, 숙성을 거쳐야 했다.


허리 역할의 직장에서는 슈퍼맨으로 살아야 하고 가장으로서 무게도 가볍지 않다. 늘 깨어있어야 하고 실시간으로 상황에 맞게 에너지를 분산해야 한다. 한정된 하루, 하고 싶은 일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린다. 밀도 높은 시간을 보내면서 삶으로 살아 내고 있다고 위로할 뿐이다.



"일상의 중력으로부터 벗어나기. 그런 기회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글쓰기라는 장치를 통해서 나를 세속화시키고 호기심을 무디게 하는 것들과 잠시나마 결별할 수 있으니, 관성적 생활 패턴에서 한발 물러서는 기회만으로도 글 쓰는 시간은 소중하다. <p10>


은유 작가는 강조했다.

"글쓰기는 살기 위한 애씀이자 안간힘이었다고"


읽는 구절이 연료가 되어 잠시나마 글을 쓰는 힘이 생겼다. 짧은 순간이라도 오롯이 나에게 선물임을 잊지 않는다. 


작가의 처지가 헤아려지고 문제의식과 좀 더 공명할 수 있는 시간이 커지도록 책을 놓지 않았던 간절함을 떠올린다.


"세상과 많이 부딪치고 아파하고 교감할수록 자기가 거느리는 정서와 감각과 지혜가 많아지는 법이니, 그렇게 글쓰기는 존재의 풍요에 기여한다. <p22>


물이 반영하듯 글로 비추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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