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위대한 작가의 작품을 연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실로 다양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점 중의 하나는 우리가 자신의 내면뿐만 아니라 외부의 다양한 세계를 더욱 분명하게 의식하게 된다는 데 있을 것이다. <괴테와의 대화 1, P30>
요한 페터 에커만은 1792년에 독일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혹독한 가난 속에서 보냈고, 나폴레옹에 대항하는 독일 해방전쟁에 참가하기도 했다.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법학 공부를 그만두고 괴테를 마음속 스승으로 여겨 괴테를 뜨겁게 연구했다. <시학 논고>라는 원고를 괴테에게 보낸 인연으로조수로 일하며 10년 동안 대략 천 번 가까이 만났다. 만날 때마다 대화를 기록한 덕분에 괴테 사후에 <괴테와의 대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에커만은 그를 삶의 지표로 삼아성장했다.니체는 이 책을 '현존하는 독일 최고의 양서'라고 평했다.
에커만이 괴테와의 인연이 된 것처럼 그런 만남을 꿈꾸기도 한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에커만은 준비된 만남을 위해 당대의 거장 괴테의 작품을 연구했다. 그를 롤 모델로 삼아 치열하게 닮길 원했다.
수많은 사람이 성장욕구를 가지고 산다. 그래서 많은 것을 배우며 자기 계발에 몰두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여행을 하며 경험 쌓기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드라마틱한변화를 꿈꾸지만 제자리에 맴돌 때가 많다. 직장과 가정에서 환경을 탓하며 적당함에 안주한다.무엇이 문제일까?
책을 읽으면 모든 것이 바뀔 줄 알았다. 지식은 늘어나 어느 정도 도움은 받았다.처음의 간절함도 옅어졌다.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실력을 쌓고 싶어 읽었다. 남을 의식하며 내가 없는 삶에서 나를 찾는 데는 책의 도움이 필요했다. 남들은 쉽게 가는 것처럼 보이는 길도 나는 가지 못한다는 불안감도 밀어내고 싶었다. 막연한 두려움은 그림자처럼 따라왔다.
어느 순간"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시든 꽃에 물을 주듯 나에 대한 관심부터, 나를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이었다. 책을 통해 다양한 귀인을 만났다. 정여울 작가를 통해 '상처 입은 아이'를 만났고, 정혜신 박사는 '공감'을, 김종원 작가는 '사색'을, 박웅현 작가는 '시선'을, 한근태 작가는 '성장'을, 박요철 작가는 '실천'을, 이어령 교수에게는 '인문'을 배웠다.
다시 읽는 명작<어린 왕자>. <데미안>, <빨간 머리 앤>, <그리스인 조르바>, <월든>,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를 통해 삶의 위대함을 절감했다.
책과의 인연을 통해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일은 소중하다. 비록 삶이 지치고 힘들더라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수소와 산소가 만나 물이 되듯 책과 글이 만나 더 나은 삶이 됨을 믿는다.
한 가지 일을 분명히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많은 일에도 쓸모가 있는 법이네. <괴테와이 대화 1, P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