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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Mar 04. 2023

[책 리뷰] 문장과 순간

몸으로 읽고 나면 문장은 활자에서 멈추지 않는다.

Photo by 조연화
몸으로 읽고 나면 문장은 활자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순간은 온전히 나에게 머물고, 삶의 방향성은 조금 더 명료해진다.
<문장과 순간, 서문 중 >


"몸으로 읽는다"는 말에 오래도록 머물렀다. 습관적으로 책을 읽으며 지적 허영심을 채우며 살았던 나에게 생각닻이 되어서다.


저자는 십 수년간 모아둔 문장들, 기록과 파일을 정리하여 의식을 누리고 느낌을 올려 책을 엮었다. 생각의 흐름으로 연결된 문장들을 연결해 32개의 장으로 나눴다. 사이사이에 있는 저자의 손글씨는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김화영, 니코스 카잔차키스, 알베르 카뮈, 앙드레 지드, 이문재, 김사인, 황현산, 볼테르, 박목월, 헤르만 헤세, 페르난두 페소아, 윌리엄 셰익스피어, 괴테, 오스카와일드, 마가렛 애트우드.... 저자가 길어 올린 작가들이다.


박웅현 작가의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다시, 책은 도끼다> 등에서 '시선'과 '통찰' 배웠다면, <문장과 순간>에서는 '사색'과 '순간'을 었다.



적바림한 문장

1. 순간을 기억하려 글을 쓴다. 생각 파편을      
     모아 지금을 기록한다.

2. 열린 감각으로 글사이를 탐험하며 빛나는
     문장을 몸으로 읽는다.

3. 사색의 스위치가 켜진다. 글의 힘이다.

4. 삶은 순간들의 총합, 이질적인 사건들의
     융합이라 복잡한 것.

5. 유리창 너무는 한가로운데 지금 내겐
     치열함만 있다.

6. 살아있음에 감각하기를, 기록하기에
     찬란하기를, 생각하기에 감사하기를.

7. 말을 거는 문장에 화답하는 책 읽기

8.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내 생각은
     내려놓기.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

9. 새벽 태양을 마주했던 때가 언제인가

10. 감각하는 인간, 체험하는 인간


photo by 조연화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문장만 건져도 책 값은 한다고 다. 하물며 무뎌진 일상을 깨우고 삶을 돌아보도록 도움을 준다면 어떻겠는가.


빈 여백이 많아 적바림을 하며 보낸 일주일은 무료한 일상에 활력을 주는 시간이었다.


나의 사색이 누군가의 시선을 바꿀 수 있다면, 나의 글이 누군가의 삶에 위로가 된다면 참 기쁜 일일 것이다.


알았으면 행해야 한다. 내가 깨달은 바를 삶 속에서 살아 낼 때 내가 새긴 그 문장을 비로소 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책을 읽고 문장을 기록하고 거듭 종이 위에 순수 새기는 것은 그 첫 번째 걸음일 것이다. <p 8>


#박웅현#문장과 순간#책리뷰#북리뷰#적바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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