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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 정문선 Sep 13. 2020

[일상 관찰] 간접 경험을 통해 얻는 깨달음

경험해야 비로소 크게 깨닫다.

아내의 깨달음과 사랑의 농도


2주  아내가 요리하다 왼손을 다쳤다. 잘든 칼에 엄지손톱이 반쯤 떨어져 나갔다. 내가 걱정할까 손을 조금 베었다고만 했다.

 

일이든 살림이든 살뜰하게 챙기는 아내라서 불편함이  클 것으로 짐작된다.


붕대를 감은 손에 물이 젖지 않도록 의식해야 한다.


일어나 세수하는 일부터 터덕거리고,

한 손으로 빨래하다  때, 음식 재료 씻는 ,

음식 준비하고 요리할 때, 옷을 입고 단추 채울 때,

비닐봉지 풀기도 어려운 일이 되었다.


머리를 감는 것도 찝찝하고, 운전을 할 때도, 

키보드를 두드릴 때도 속도가 늦어진다.


그중 좋아하는 새우깡 봉지도 뜯기가 힘들다고

하니 어떻게 생활했는지 그려진다.


손톱이 가끔 스치기만 해도 칼에 베이듯 찌릿한 채로

모든 행동이 불편해 보인다.


평소 아프지 않은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를 크게 느낀다는 아내가 이번 기회에 아이들에게  설거지와 음식 재료 씻기를 부탁했단다.


아파봐야, 그 상황이 되어야 크게 깨닫는가 보다.


그런 아내가 주말이라며 가을 옷과 음식을 바리바리 싸왔다. 아픈 손으로 다림질을 하고 장보기와 음식 준비에 운전을 하고 왔다. 주말부부 두 달째부터는 매주 오고 있는 아내가 고맙기도 안쓰럽기도 하다. 주말에 출근하는 상황이 빨리 마무리되었으면.


아내가 웃으면서 하는 말

 "피곤한 당신이 오는 것보다 내가 오는 게 더 나아요"


사랑에도 농도가 있나보다.

근처 정자에서 오설록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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