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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끊기 전에

by 민선미


늑대가 친절하다고 해서 양의 친구가 될 수는 없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잘못된 우정을 피하라.

선량하고 진솔한 사람들은 눈에서부터 드러나니

놓칠 수가 없다.


_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우리는 살아가면서 조심하고 다시 한번 더 조심해야 할 사람이 있다. 그건 바로 사악한 사람, 두 얼굴을 가진 사람한테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야 한다. 또한 질투가 많은 친구, 자기중심적인 부모, 신뢰할 수 없는 배우자도 관계의 적이다. 아우렐리우스는 친절하지만 잘못된 우정도 피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관계를 끊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이다. 만약 그들이 그렇게 행동한 이유가 당신이 그들을 불성실하게 대했기 때문이라면? 그래서 스토아 철학자는 이렇게 질문하라고 했다.


"타인의 행동을 판단하려고 하지 말고 자신을 먼저 돌이켜 보라."


모두가 한때는 친절하고 서로에게 성심을 다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상황이 돌변하고 관계가 파탄이 난다. 그렇다면 이렇게 질문해 보자.


혹시 당신이 그들을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이 잘될 때만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그들이 도움이 필요한데도 거절했던 것은 아닐까?


달콤한 디저트는 함께해도 쓴 열매는 함께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당신인가? 상대인가?





​데일리 필로소피를 한 장씩 읽다 보면 한 장을 통째로 기억하고 싶은 구절이 있다. 필사를 하고 또 읽고 또 읽고 해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감정에 휩싸일 때가 있다.


사람이기에 충분히 오류를 범하기도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래도 나를 성찰하고 되돌아보면서 '나는 어떤 탈을 쓴 인간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혹시나 나는 거짓으로 상대를 대한 적이 없는지? 한때는 친절하게 대하다가 점점 마음이 돌변한 적은 없는지 생각해 보니 아니라고 대답할 수가 없다. 나는 그렇다면 사악한 사람인가? 두 얼굴을 가진 사람인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은 신이 아니고서야 모두에 해당될 것이다. 그래야 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니까? 이렇게 생각을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글을 만나면 하루 종일 머릿속에 빙빙 떠나지 않고 해결해야 할 숙제처럼 남는다.


나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오늘 생각해 볼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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