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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태영 Jul 29. 2017

식물은 편식하지 않아요

신경 써주면 그만큼 잘 먹습니다

 오늘은 일반적으로 듣는 내용 중 과연 '식물이 스스로 필요한 양분을 찾아서 섭취할 수 있도록, 12가지 기본 성분을 토양에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좋다'는 명제가 맞는지를 설명드리겠습니다.


우선, 식물의 양분흡수에 대하여는 다음 세 가지를 먼저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1. 식물은 특정 양분을 '선택'하거나 '구분'하여 섭취할 수 없습니다.

2. 식물의 양분 흡수는 각 성분의 '전하(+ 혹은 -)'와 토양 용액 속의'농도'에 의해 진행됩니다.

3. 토양 용액 속에 특정 양분의 농도가 더 높으면 그 양분이 더 많이 섭취됩니다.


 위 내용을 토대로 앞서의 명제를 분석해보면, '양분을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은 맞습니다만 '식물이 스스로 필요한 양분을 찾아서 섭취한다'는 부분은 틀립니다. 만약 식물이 스스로 필요한 양분을 선택할 수 있다면 식물 스스로 '지금은 어서 키가 커야 되니 질소를 많이 먹어야지' 내지는 '이젠 과실을 키워야 되니 칼륨을 찾아 나서자'는 식으로 움직일 것이고, 온 세상의 비료는 1-1-1로 만들어져도 어차피 식물이 알아서 찾아 먹으니 전혀 상관없을 겁니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요?


 시중의 비료 제품이 생육 초기용, 생육 후기용 혹은 2 - 1 - 3, 3 - 1 - 1 등으로 NPK 비율을 달리 하는 데는 모두 이유가 있습니다. 식물 스스로 양분을 '선택'하여 흡수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재배자가 식물의 생육 단계에 '제대로 맞는 비율의 NPK'를 시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남의 토마토 양액 재배 농가들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한 농가는 자신의 토마토가 키만 크고 제대로 안 달린다고 걱정하고 있는데, 길 건너편 농가는 분명 맞은편 농가와 동일한 비료로 관리하는데 토마토 줄기가 잘 안 자란다고 하여 방문했었지요.

 방문한 농가들의 양액처방을 보니, 원래는 생육 초기에는 질소를 높게, 생육 후기에는 칼륨을 높게 하는 식으로 제대로 된 처방전들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해와 활용에 있었는데요, 토마토 키만 크는 농가는 생육 전반기의 고질소 처방을 후기의 고칼륨 처방으로 바꾸지 않아 키만 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반대로 맞은편의 키가 안 자라는 고민의 농가는 제대로 고칼륨 처방으로 바꾸기는 했으나 생육 중간에 토마토가 병으로 죽는 바람에 전부 다시 심었는데, 양액 처방을 생육 초기용으로 돌리는 것을 잊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결국 두 분을 만나서 처방전을 바꾸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되었지요.


 조금 다른 얘기지만 어떤 비료 업체에서는 '뷔페식 시비법'이라는 표현을 쓰던데요, 이는 사실 이미 오래오래 전에 리비히라는 사람이 제시한 '최소율의 법칙'이라고 해서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를 쉽게 표현한 겁니다만(앞 장에서 말씀드렸지요), 엄밀히 얘기하자면 '뷔페식'이란 틀린 얘기지요. 리비히가 주장했던 내용은 '뷔페처럼 아무거나 깔아주면 식물이 먹고 싶은 것을 먹는다'는 것이 아니라, '식물이 필요로 하는 양분 중에서 가장 모자란 양분이 수확량을 결정하니 생육 시기에 맞는 양분 구성으로 골고루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입니다. 이를 정확히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냥 양분들을 주욱 준다고 식물이 모두 먹을 수도 없고, 잘 먹을 수 있는 형태로 줘야지요. 어떻게? 물에 녹여서 이온화되는 형태로.

 

* 오늘의 문제

 배추를 재배 중인데요, 질소량은 배추 수확량 4톤 가능할 정도 넣었고 칼륨량은 3톤, 그리고 마그네슘량은 2톤 수확이 가능할 정도 넣은 것 같습니다. 이 밭의 최종 수확량은 얼마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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