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하게' 감기와 싸운 한 주

by 민트초코숲

지난 글에서 조금 나아진 것 같았던 감기가 다 떨어지는 데는 1주일이 걸렸다. 환절기 통과의례로 늘 걸리는 감기라지만 이번엔 너무나 유난했다. 밥을 먹고, 졸음이 쏟아지는 감기약을 먹고 나면 다시 침대에서 자는 시간이 무한하게 반복되었다. 주말이 지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겨우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살 것 같으니 이상한 질문이 생긴다. 살아오면서 감기로 이렇게 많이 쉬었던 적이 있는가? 강제로 격리된 코로나를 제외하면,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일이다. 학교던 회사던 평일에 가야 할 곳이 있었기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휴직을 했기에 누릴 수 있었던 시간이라는 사치였다.


생각이 꼬리를 문다. 스스로의 건강을 돌보는 것이 사치가 되어야 하는 건지. 어쩌면 이번에 그렇게 힘들었던 건, 마음껏 아프고 회복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 그동안에는 마음이 아픈 몸을 채찍질해서 어떻게든 일으켜 세웠으리라. 개근상은 당연한 것으로 배웠고, 휴가를 내기 전에는 언제나 눈치를 보았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프면 집에서 쉬세요'라는 캠페인이 있었지만, 그렇게 될 수 없음을 안다. 각자가 위태하게 조직을 떠받치고 있기에 누군가 1주일을 비우면 다른 이에게는 그 무게가 더해진다. 내가 가장 소중하다는 이유로 이를 무시하는 염치없는(다르게 보면 멘탈이 강한) 사람이 되는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다만 스스로를 돌볼 수 없었던 과거 (그리고 아마 높은 확률로 미래의) 나에 대한, 그리고 오늘도 몸과 마음의 병을 안고 어디론가 가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이 글을 쓰게 했다. 우울하기에, 우울한 사람에게서 생겨난 연민이다.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상상할 수 없었던 안타까운 일이 이태원에서 일어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희생자분들께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빕니다. 허탈한 심정으로 가슴 아프실 유가족분들께도 위로를 전합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성명문에서 "우리 모두가 재난의 피해자일 수 있다”는 말이 가슴에 남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 모두가 너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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