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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일 만나 Nov 18. 2021

밤에 일하고 낮에 쉽니다

독후감

예전부터 책바의 존재는 알고 있었다.  수영장 베드에 누워서 책보면서 낮맥을 마시는 것을 휴가를 시작으로 여기는 나로선 가장 최고의 궁합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도 책을 읽으면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들을 찾아 다니고는 했다. 그 와중에 책바라는 공간은 매우 흥미로웠다. 다만 연희동은 보통 오전 오후에 가서 한 번도 책바가 열려있는 시간에 방문해본 적이 없었다. 그 점이 제일 아쉬움.


책과 술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했는데, 결과는 아주 만족. 다행히 이번에는 별 두 개 이상은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 )




이 책을 읽다 보니 한창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대학 친구가 생각이 났다. 서른 즈음에 그 친구는 내게 세계 일주를 권했다. 나는 하던 일을 포기하지 못했고 그 친구는 세계 일주는 가지 못했지만, 한국에서의 일을 접고 지금 외국에서 우리가 꿈꾸던 그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 나름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현실에 치일 때마다 정말 힘들면 정리하고 도망갈 생각을 했다. 도망가서 그 친구처럼 살고 싶었다. (회사원들이 가슴속에 품고 있는 사직서처럼 그 친구의 존재가 내겐 그랬다.) 결국 도망가지 않고 같은 일은 십 년째 하고 있다.


이 작가는 정말 아주 작은 계기로 남들이 조금 부러워할만한 대기업을 그만두고 새로운 자신만의 공간을 차렸다. 공간을 그리는 것도 꾸미는 것도 운영하는 것도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고 할 수 있는 부분 들은 명확히 파악하고 일단 바로 실행했다. 이미 여러 매체에서 많이 보여졌기 때문에 책도 뻔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아 밑줄 치고 메모도 잔뜩 해가면서 읽었다. 글도 재밌다. 생각도 재밌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혼자 일을 꾸려 나간 지 나도 벌써 십년째다. 그래서 늘 내가 일하는 공간과 휴식하는 공간을 잘 정리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꾸미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 공감되는 점이 참 많았다. 일희일비하지 않기 위해서 생각을 전환하는 것이나. 사람과의 크고작은 인연의 이별에서 오는 공허함 또 새롭게 찾아오는 인연의 반가움도 그렇다. 혼자 일하는 사람은 내 몸이 자산이라 더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점도 격하게 공감된다.


지금 내가 일하는 공간은 정말 일을 위한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조금 더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나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방향성에 맞게 변경해보면 어떨까 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내 인생이기 때문에 시간을 내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많이 쓰고, 그 시간을 충실히 하는 편이다. 지금은 그 시간을 보내는 공간을 다르게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떠오른다.




내가 머물고 싶은 공간, 다른 사람도 좋아해 줬으면 하는 공간에 대해 영감을 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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