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도 포지셔닝이 필요합니다 01.
직장생활을 잘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위와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맡은 일을 잘하는 것’ 또는 주변 사람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이른바 ‘사회생활을 잘하는 것’ 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워낙 많기도 하고, 성격 때문에 사회생활을 잘하는 것도 머리로는 알아도, 막상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많다.
포지셔닝의 관점에서 직장생활을 바라보면 어떨까? 앞선 글에서 “포지셔닝의 개념을 알고 있다면 조직 내에서 더 많은 인정을 받거나 주도적인 대처가 가능하다.”라고 약을 판 만큼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앞에서 일상에서의 포지셔닝을 자신이 ‘어떤 집단’에 속해있고, 그 ‘집단의 구성원이 누구냐’에 따라 자신의 상황과 역할, 심지어 기분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내가 속한 팀은 어떤 팀인가?
우리 팀원은 어떤 사람들인가?
우리 회사, 우리 업계는 어떤 상황인가?
직장생활에서의 포지셔닝은 브랜드가 경쟁 상황을 분석하듯이 자신이 속한 조직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브랜드가 시장 세분화를 통해 시장의 현재 상황과 자기 브랜드의 위치를 인지하듯이, 조직의 현재 상황과 팀원의 구성을 이해함으로써 나에게 적합한 포지션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속한 조직이 영업 팀이라고 해보자. 영업을 위해 관리하는 고객사와 함께 일하는 협력 부서(혹은 협력사)가 있을 것이며, 고객사와 협력 부서 사이의 업무 과정에서 팀원들은 영업력, 사교성, 외국어 능력 등 다양한 능력들이 요구될 것이다.
팀원 개개인이 팀에 필요한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팔방미인들이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두 가지만 가지고 있어도 능력자 소리를 듣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냉정하게 각 팀원들이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 지를 파악해 둔다면 나는 어느 포지션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다.
위의 영업 팀의 사례에서
나는 우수한 어학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팀원들은 없다면 어떨까? 외국계 고객사의 업무가 왔을 때, 우리 팀 팀장님은 나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나에게 남들에게 없는 사교성이 있다면 어떨까? 까다로운 성격의 고객사의 업무에 나를 배정시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고 하지 않을까?
이처럼 다른 팀원이 가지지 못한 강점을 내가 가지고 있을 때 나의 존재감은 빛이 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의 강점은 무엇인지, 다른 팀원의 강점은 무엇인지를 머릿속에 구조화해 두는 게 매우 중요하다.
다른 팀원들이 너무 뛰어나서 내세울 강점이 없다면 어떻게 하냐고?
강점은 꼭 앞에서 언급한 특별한 능력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성실함이 무기가 될 수도 있고, 나의 태도가 무기가 될 수도 있다. 하다 못해 다른 업무 능력은 다 별로인데 술 하나만 잘 마셔도 ‘술상무’라는 비공식적인 직함으로 중요한 회식 자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으로 어필되는 경우가 있지 않는가?
결국 중요한 건 내가 나의 사소한 능력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쓸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모든 능력은 결국 상대적이며, 사람의 상황은 매번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젊은 층에 대한 조언으로 “최근에는 '나'를 대체할 사람이 너무 많아 젊은 세대들이 어려운 것 같다"며,“젊은 세대들이 어떻게 살면 좋겠냐 묻는다면 ‘너에 대한 수요가 독점적이게 만들어라’라고 답하고 싶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서 이야기한 포지셔닝을 통해 나만의 강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둘러싼 상황과 사람들을 분석하고, 나의 강점이 무엇이고, 다른 사람으로 대체가 어려울지 고민하는 걸 생활화한다면 새로운 수요와 내가 빛날 수 있는 포지션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