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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ㅁㅈ Nov 04. 2024

생활 포지셔닝_이직 편

일상에서도 포지셔닝이 필요합니다 02.

이전 글에서 직장 생활에서 포지셔닝이 작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그럼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한 번쯤은 떠올리고, 실행하는 ‘이직’은 어떨까?


일반적인 팀의 구성과 이직의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A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팀장 1 / 차장 1 / 대리 1 / 사원 1


여기서 ‘차장 1’이 나가서 결원이 생겼다고 해보자. 어떤 연차가 필요할까? 차장 1을 대체하여 대리, 사원을 이끌고 실무를 리딩할 수 있는, 대리 말년 ~ 부장 초반의 연차가 필요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자리의 오퍼를 받는다면, 보통은 


차장 1은 왜 나가는지

차장 1이 담당했던 업무는 어떤 업무인지

그 팀의 분위기가 어떤지를 물어본다.


그런데 포지셔닝의 관점을 적용한다면 고려해야 할 게 더 있다. 바로 ‘차장 1’과 ‘다른 팀원들’ 개개인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 차장 1’이 기존 팀에서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이다.


이전 글들을 통해 모든 조직, 관계, 상황에는 각자의 역할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했다. 기존 팀원들 사이에도 마찬가지로 암묵적으로 자리 잡은 일종의 포지셔닝 맵이 존재한다. 조직 내에서의 업무 배분은 각자의 직급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성향이나 능력에 따른 업무 배분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형성된 팀원들의 포지셔닝 맵이 퇴사로 인해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각 팀원들은 그 지점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이 새로 오느냐에 따라 업무 분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자리에 새로 오는 인원은 어쩔 수 없이 퇴사자와 비교를 당할 수밖에 없다.


꼼꼼한 업무 스타일로 일하던 사람이 있던 자리를 다소 느슨한 사람이 대체한다고 가정해 보자. 업무의 디테일에서 발생하는 갭은 극복 가능한 수준일 수도 있지만, 좁히기는 어려운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에너제틱하고, 팀의 분위기를 주도했던 E 성향의 사람이 있던 자리에 I 성향인 사람이 대체한다고 가정하면 어떠한가? 

I인 당사자는 상상만 해도 벌써 지칠 것이고, 기존 팀원들도 I 성향의 새 인물을 보고 허전함을, 그리고 분위기 메이커의 부재로 인해 달라진 팀의 공기를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사람은 모두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차이들이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하다면 연착륙이 되겠지만, 만약 갭이 크다면 팀원의 평가, 혹은 광고주 같은 외부 카운트 파트너의 평가에서 경착륙의 조짐이 서서히 보일 것이고, 잡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는 이직 후에 ‘적응’을 중요하게 이야기하는데, 사실 적응은 이직 당사자뿐만 아니라 새로운 팀원을 맞이하는 다른 팀원들까지 적용되는 상호적인 영역인 것이다.


앞서 내가 주장한 것처럼 이미 퇴사한 ‘차장 1’이 어떤 성향의 사람이고,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인지 미리 알았다면 어떨까?


업무 스타일이 나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만약 일치하지 않는다면 나는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새롭게 극복해갈 것인지, 나의 강점은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등 미리 여러 경우의 수에 대해 고민하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다른 팀원들의 특징을 안다면, 내가 그리는 경우의 수가 그만큼 선명해지니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기에 더욱 좋을 것이다. 


이 일련의 이직 과정은 포지셔닝에서 브랜드를 소비할 대상을 분석하는 것과 흡사하다. 브랜드의 포지셔닝이 소비자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기존 경쟁사들의 강점을 분석하고, 내 브랜드의 강점을 경쟁사 대비 더 강하게 혹은 차별화하여 어필하듯이, 새로운 팀에서 원하는 포지션과 인재상을 정확히 파악한 후 나를 매칭시키는 과정인 것이다.


물론 이 정도의 구체적인 정보까지 얻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우리는 보통 나의 이직 욕구, 면접에서 이야기할 확실한 이직 동기(why you move에 대한 답변), 적당히 쌓은 연차, 괜찮은 포트폴리오를 갖추면 이직의 준비가 마쳤다고 생각한다. 이직하고 싶은 나의 마음이 앞서고 있고, 연차도 쌓여 있으니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 글을 읽으면서 ‘이직하는 데 이렇게까지?’, ‘이런 걸 어떻게 구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직’이 인생에서 꽤나 중요한 결정이고, 이직에 성공한 직장인의 30%가 자신의 이직을 후회한다는 통계를 비춰보면, 더 안정적인 이직 연착륙을 위해 이 정도의 정보 습득을 위한 노력은 사실 필수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브랜드가 소비자를 분석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 분석된 결과물을 바탕으로 자신의 포지셔닝을 고민하듯이, 이직을 앞두고 있다면 나의 준비 여부 이상으로, 새로운 곳에 대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나의 포지션을 한 번 더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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