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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도 또다시

중요한 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

by 무아

한 달간 5kg이 쪘다.

몸무게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만큼 나를 방치하고 살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조울증의 우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더 이상 나는 내가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 말은 나를 자꾸 약해지게 만든다. 우울기는 어쩔 수 없이 나를 깊은 잠에 빠지게 만들고, 일어나기 힘들게 만든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우울기에 순순히 항복한 나도 잘한 것은 아니다. 더 이상 아이처럼 핑계 대고 싶지 않다. 남들보다 큰 페널티를 지고 살아가야 한다면 당연히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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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고 싶은 마음을 버리려고 하는데 잘 안된다. 아르바이트에도 나만의 촘촘한 급을 나누어 스타벅스 아니면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 욕심을 알아차렸는지 결과는 씁쓸한 탈락이었다.


호기롭게 글쓰기를 도전해 보겠다고 나선 뒤 글은 한 줄도 쓰지 못했다. 애써 만든 루틴을 늦잠으로 망치기도 했다.


어쩌면 나는 아직도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우고 있을지 모른다. 나에 대한 어떤 이상을 아직도 깨부수지 못하고 있다. 쪽팔리지 않으려고 시작조차 하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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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후 알게 된 이웃에게서 나는 지금 ‘땅 고르기를 하는 중’이라는 말을 들었다. 비옥한 토양이 되면 알아서 쑥쑥 자랄 거라고. 그러니 지금은 부지런히 마음에 있는 잡초도 뽑고 돌도 솎아내라고.


그 말을 듣고 다짐했다.

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기 위해서 나는


- 어리광 부리지 않겠다.

- 나를 속이지 않겠다.

- 나를, 타인을 나만의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겠다.

- 루틴을 만들어 나를 단단히 만들겠다.


무너져도 다시. 또 무너져도 또다시.


다시 일어나는 힘은 이미 나에게 있다.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우연히라도 이 글을 보게 된 당신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무한의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다. 이 사실을 잊지 말자.


의지가 흔들릴 때면 어딘가 나를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말자. 적어도 나는 나를 응원하니까. 그거면 된 거다. 내가 나를 저버리지 않는 이상 세상에 유일무이한 내 편이 한 명 있는 셈이다.


오늘도 나를 응원하며 글을 마친다. 무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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