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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아 Jan 01. 2018

우울할 틈이 없던 어린날 모래성을 되찾자


좋아한다는 건 노력이란 단어가 필요 없는 거야. 목적을 이루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애를 쓰는 게 노력인데, 타인이 보기에 대단해 보여도 자신은 억지로 애를 쓴 게 아니거든. 그저 마음이 가서 계속한 것뿐이야. 자신을 억눌러가며 노력하는 사람도 있겠지. 그게 자신의 기술을 발전시키고 싶은 내 안의 욕망이 아닌 외부를 위한 거라면 진심으로 좋아하는 게 아니야. 목적이 뒤바뀐 거지. 나의 애정이 전적이라기보다 성공과 인정을 위한 것으로도 목표가 더해진 거야.


물론 그렇게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최고는 될 수 있을지 몰라. 하지만 최고가 되면 모든 게 행복할까. 지금의 사소한 행복을 미루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많은 주목을 받으면 모든 걸 보상받을 수 있을까. 물질로는 받을 수 있겠지. 하지만 젊은 날 사랑 같은, 그런 지나간 시간은 돈으로 바꿀 수 있을까.


꿈이란 단어 자체는 뇌에 없어야 해. 왜 나는 꿈이 없지? 고민하고 슬퍼하는 게 아니라, 꿈이 뭔데? 나는 그런 거 몰라. 지금 행복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해. 인생은 목표하는 대로 점을 찍고 그 방향대로 가지 못하는 것 같아. 간다고 해도 행복을 보장할 수 없고.


사회적 성공만 한 사람과 성공과 만족하는 삶을 함께 사는 부류로 나뉘는 것 같아. 사회적 성공만 한 사람은 자신 일 자체에 애정이 있기보다, 자신 일이 수단이 되어서 무언가를 더 얻어내기 위해 가차 없이 타인을 흠집 내는 사람들. 성공과 만족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애정이 있고, 목표보다는 지금을 느끼고 관찰하며 삶을 흘러가는 사람들. 그렇게 흘러가다가 어딘가에 안착했더니 자신도 모르게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


어른들은 모래성을 쌓으면서도 닥치지 않은 미래 걱정을 해. 온전히 눈앞을 느낄 수 없지. 삶을, 사람을, 사랑하지 못해. 꿈을 꾸지 말자. 좋아하는 걸 선택하자. 환경이 녹록지 않다면 할 수 있는 선택 안에서 그나마 마음이 가는 걸 선택하자. 그런 선택을 해나가며 그 어떤 꿈도 꾸지 말고 순간의 행복을 느끼자. 스마트폰보다 맞은편 사랑하는 이의 눈에 몰입하고, 오지 않은 일을 고민하기보다 눈앞의 음식 맛에 집중하고, 대화에 집중하고, 웃고, 슬퍼하고,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베스트셀러가 아닌 내가 즐거운 책을 읽고, 오지 않은 미래에 그 어떤 기대도 하지 말자.


우울할 틈이 없던, 어린날 놀이터에 놓고 온, 모래성과 장난감을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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