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아 May 16. 2017

성숙한 사랑은 숙성을 아는 사랑

연애와 신혼이 달콤한 기한이라면 그 이후는 상해가는 과정일까. 유통기한 넘긴 걸 먹는 사람은 비정상인 걸까. 신혼이 지난 후 부터는 종종 탈이 나는 게 자연스러운 걸까. 비정상이니까. 유통기한이 지났는데 자꾸 입에 넣어야 하니까.

평균적으로 결혼만족도는 신혼 때 제일 높다가 아이를 낳으면서 중년 시기까지 만족도가 하향한다. 그러다 중년 이후부터 결혼만족도가 높아지다 노년에 이르러 질병에 걸리기 시작하면 다시 만족도는 떨어진다. 

그러나 노년이라도 평소 서로에게 노력했거나, 질병에 덜 걸리면 만족감은 잘 떨어지지 않는다. 사회생활하는 내내 가정적이지 않다가, 은퇴하고 뒤늦게 병이라도 걸려서 큰돈 나가면 원수 된다. 이혼 안 당하고 원수만 되면 다행인 것 같기도.

결혼에 임하는 사랑은 싱싱했던 과일에서 유통기한이 지나도 외면하지 않고 숙성되는 과정을 기다리며 와인이 되는 과정이 아닐까. 자신이 과일에서 와인까지 기나긴 시간을 참고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인지, 상대 또한 그런지를 봐야 하는 것 같다. 결국 그 기준은 이성과 인성이다. 양조주 한 사람의 작은 부분부터 과정을 믿을 수 있다면, 속도가 더디긴 해도 결국 그 와인과 양조장은 깊어지기 마련이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통찰력과 가치 판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