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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먹갈기 좋은날 Sep 24. 2021

온라인 카툰, 일상을 그린 현대풍속화

- '딸바보가 그렸어'와 '그림에다' 작가가 그린 엄마의 마음

 

    엄마들 사이에 공감을 얻었던 콘텐츠로 ‘딸 바보가 그렸어’가 있다. “딸을 사랑하는 엄마와 아빠의 세상그리기” 라고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를 소개한다. 엄마들의 태교로 탁월한 태교콘텐츠이자 일상을 그린 온라인 카툰이었다. 이 시대 부모와 아이들의 자화상이다. 아이를 키우며 겪을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을 재치있게 풀어나가며 수많은 부모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읽기 쉬운 공감 200% 육아서로 인기를 끌었고 작가의 블로그는 약 8만명의 구독자와 600여건의 게시물이 자리하고 있다. 

    두 번째로 많이 인기 있었던 육아툰으로는 인스타툰, 앉은마툰 등으로 이름 불려지는 ‘그림에다’ 작가의 콘텐츠다. 딸바보가 그렸어 작가의 작품보다 좀 더 사색적이다. “언젠가는 내 품에 안겨 놀던 지금이 그립겠지?” 나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분명히 있다.”등 육아에 지친 일상의 감상을 담담히 풀어나간다. 간간히 해학적인 작품도 있지만 대체로 1인칭 시점으로 감상적이다. 두 작가의 작품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다. 

    육아일기를 소재로 한 콘텐츠는 넘치고 있다. 1인 블로그가 개인의 일기문화를 활성화 시켰고, 육아의 고충을 토로할 곳이 부족한 엄마들은 개인 블로그를 통해 세상에게 일상을 보고했다. 블로그가 인기를 얻어 육아상품 협찬이나 광고협찬 등을 통해 수익이 창출될 정도로 블로그를 키운 엄마들도 있다. 더구나 인스타그램이 유행되면서 육아이야기는 확실한 공감콘텐츠로 급부상했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필자는 두 작가의 작품을 대표사례로 들었지만 이 외에도 수많은 육아일기가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인간이 멸종되기 전까지는 인류의 숙명일테니말이다. 일상툰, 육아툰 등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고 서적으로 출판되거나 육아용품과의 콜라보 등으로 인기를 얻고 진행되고 있으니 훌륭한 문화콘텐츠임이 분명하다. 필자는 이 문화콘텐츠를 오늘날 현대풍속화로 보고 싶다. 이 육아툰이 카툰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일상을 그렸다는 점에서 역사 속 풍속화와 많은 점이 비슷하다. 

    풍속화는 일상을 그린 것인데 ‘일상’이라함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활상이다. 숨을 쉬듯이 흘러가는 생활이기 때문에 사소하고 지나치기 쉬워 그 중요성이 외면 받는다. 하지만 소중한 것은 잃고 나서야 안다고 하지 않던가. 자연재해나 전쟁, 산업화 등 일상을 파괴하는 일이 일어나면 그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것이다. 그래서 정병모는 이런 일상을 그린 풍속화가 조선 후기에 유행한 것은 네 번의 전쟁과 기근, 가뭄을 겪고 일상의 가치를 되돌아보면서 풍속화가 유행했다고 한다. 풍속화는 그 유래가 선사시대 암각화에서부터 오는데, 고구려의 고분벽화도 그렇고 삼강행실도도 그렇고 시대만 달리했지 일상을 그린 것으로서 풍속화는 일상을 기록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때문에라도 역사 속에서 사라질 수 없는 장르다. 

    조선 후기에 풍속화가 유행한 것은 일상에 대한 가치를 돌아보게 된 전쟁과 가뭄 등의 재난 때문이라고 했다. 이 부분이 시사하는 것은 그 동안의 풍속화가 상류계층의 생활상을 기록하거나 문화의 전승을 위해 기록한 삼강행실도 등 목적이 뚜렷했던 풍속화의 성격이 일상의 소소한 생활을 기록하는 것으로 옮겨갔다는 점이다. 서민들의 이야기도 주제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의 변화가 중요하다. 

    여기는 17C-18C, 실학의 영향도 컸다고 보여 지는데 이상적인 사상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사물과 일을 중요하게 여긴 학자들의 사상이 전파되다보니 일상의 가치도 덩달아 부상한 것이다. 더구나 임금이었던 정조가 풍속화에 긍정적이었다고 연구 보고되고 있고, 정조가 김홍도에게 그림을 전담시켰는데 그 김홍도가 풍속화에 전념해 그림을 그렸으니 말이다. 오늘날 전해지는 풍속화의 대표 작가들 신윤복, 김득신의 작품은 당시에도 무시되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 또한 사대부였던 윤두서도 농민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는데, 차미애와 박은순의 논저에서 풍속화의 시작이 윤두서라고 보며 한국회화사의 문맥에서 보면 중요한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한다. 산수화에 전념하던 사대부들마저도 일상의 가치에 주목한 것이다. 

   비록 우리세대가 일상의 가치로 시선을 돌린 것이 가뭄이나 전쟁 등과 같은 재난적 외부요인에 의한 결과는 아니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소통의 단절과 인간성의 상실이라는 인간 본성에 대한 위기요인에서 기인한 것이라 여겨진다. 개개인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으로 또 다른 개인과 소통하기 원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은 콘텐츠는 작가에게 경제적 이윤도 선물한다. 일상툰ㆍ육아툰은 일상에 대한 기록이 중요해진 현대사회 안에서 현대 풍속화로도 그 존재가치에 의의를 둔다. 더구나 1인 미디어의 발달로 일상을 기록하고 소통하는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빈번해진 육아콘텐츠는 형식이 바뀔 뿐 풍속화의 변주로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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