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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피 Sep 20. 2022

아주 오래된 탁구와 만나다

오래전 탁구칠 때의 기억




한번 가볼까? 


중년의 남자. 어느덧 사십 대 중반. 평일 하루 휴가를 냈는데 갈 데가, 갈 데가 없네. 쓸쓸하다. 괜스레 하늘이 맑다. 이 한 몸 편히 받아줄 어딘가가 정녕 없는 것인가? 힐링할만한 어딘가가 없느냐고, 널 필요로 하는 곳은 없니? 라고 묻는다면... 아니 갈 데는 많다, 고 대답하련다. 아침이면 딸아이 학교 가는데 같이 손잡아 걸어가고 아내 출근하는데 바래다주고 점심용으로 김치찌개를 김치찌개 맛집에서 포장해오고 다시 딸아이를 학교에서 데려와 학원 보내고, 머리 깎고, 세탁물을 세탁소에 맡기러 가고, 먹고 싶다는 김치만두랑 꼬마김밥을 사놓고, 여기 까지냐고? 아~니~다. 아직 갈 데는 많이 남았다. 저녁이면 딸아이 학원에서 데려와 밥 차려주고, 아내 퇴근하는 길 차로 마중 나가고, 그전에 바삭 통날개 치킨도 시간 맞춰 찾아야 하고 마트에서 맥주도 박스째 구비해둬야 하고, 설거지해서 나온 음식쓰레기 버리러 가고, 대청소하고 나온 분리수거에 잠깐! 여기까지, 정신 차려, 안 돼, 모처럼의 휴일인데, 이렇게 낭비할 수는 없다, 싶어서 그러기 전에 어디라도 가야겠다, 고 갈만한 데를 열심히 진중히 궁리해본다.

 


평일 오후 3시.

문득 이 시간 탁구장에 가도 될지 망설여진다. 까짓 거 한번 가보자 싶어 시동을 건다. 나는 평일 낮 탁구장으로 갔다. 평일 낮 탁구장? 이라고 하면 어쩐지 쉽사리 들여다보지 못하는 풍경을 몰래 맛볼 것만 같은 상상. 가도 될까? 사람이 있으려나? 갔는데 아무도 없으면 어쩌지? 그럼 탁구 기계랑 치고 오지 뭐. 어차피 틈새 시간. 할 것도 없고 갈 데도 없고. 이렇게 아무 데도 가지 않고 휴가를 날려버릴 수는 없다. 그런 따위 생각을 하던 중 도착했다. 나는 긴바지 차림으로 털레털레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기다리며 두 손을 깍지 껴 머리 위로 쭉쭉 스트레칭을 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좌우로 허리 돌려 근육을 풀어준다. 탁구장으로 가는 길 내내 뚜두둑 팔과 목을 펴준다. 내가 이토록 시간을 아껴 쓰는 사람이었던가? 쉬는 날이면 더 그렇다는 느낌. 언제부터인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 더 나이 들면 노가다 스텝도 못하겠지. (나는 탁구칠 때 막 뛰어다니는 아웃복서 스타일이다.) 그렇게 탁구장에 들어갈 때까지 시간을 아낀다. 누구라도 불러준다면 바로 응대하기 위한 준비된 선수. 어떻게든 몸 푸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려한다. 따닥따닥. 탁구장 유리문이 가까워지자 탁구 치는 소리가 들린다. 놀랍구나. 평일 낮에도 탁구 치는 사람이 다 있구나.


지금 시간에도 사람이 있네?

나는 유리문을 당겨 안으로 들어섰다. 들어가니 몇몇이 있다. 선뜻 인사부터 했다.


"안녕하세요?"


누구를 특정하여 인사한 것이 아니건만 몇몇이 인사를 받아준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맨 처음 삼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과 오십 대 후반 남성이 보인다. 처음 보는 얼굴. 레슨실에서 관장님이 돌아보며 묻는다.


"어, 이 시간에 웬일이에요?"


"아, 쉬는 날이라서요."


관장님은 레슨 중이다가도 출입문이 열리면 돌아보며 일일이 인사하는 스타일이다. 내가 조심스레 소리 나지 않게 열어도 늘 돌아본다. 언제나 돌아보면서 드나드는 이가 인사를 잘하나 안 하나 지켜본다. 그러고는 인사가 없으면 먼저 인사말을 툭 건네는 식이다. 그래서 낯설지 않다. 나는 밖에서 관장님을 잘 모르지만 탁구장 안에서는 관장님을 잘 안다. 관장님은 늘 지켜보기 때문이다. 지켜보는 시선 속에서 나는 관장님을 통해 갖가지 평을 들으며 생활체육 탁구인이 된다.


나는 탁구화로 갈아 신고 사물함에서 탁구 라켓을 꺼냈다. 그리고는 대기석 평상에 앉으려다 찬찬히 살펴보았다. 탁구 치고 있는 이들은 새로 온 이를 가만두지 않는 법. 호기심이 샘솟는다. 사람이 북적북적하다면 모를까 지금처럼 몇 없을 때는 참지 못하는 욕구가 인다. 역시 삼십 대 여성이 나를 보더니 대뜸 말한다.


"저기, 이 남성분이랑 한 게임해보실래요?"


나는 여성이 말하길래 자신이랑 한 게임 하자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뜬금 게임 주선이라니? 여성이 가리킨 남성은 오십 대 후반으로 보였다. 옷차림은 반팔남방에 면바지. 일단 탁구복 차림이 아니다. 얼굴이 새카맣다. 주름도 많다. 거친 세월을 보낸 흔적이 역력하다. 왠지 낯설다. 탁구장에는 보통 얼굴 하얀 중년들이 하얀 넥타이를 휘날리며 저녁에 모인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신도시에 새 탁구장. 건물도 새 거고 인테리어도 최신식. 하얀 엘이디 조명 아래서 다들 하얀 이를 드러내고서 탁구를 친다. 퇴근 후 옷 갈아입고 말끔하게 치장해서 오는 곳. 그곳이 여기 탁구장인데.


낯선 오후.

나는 탁구장에서 얼굴 하얀 이들만 보다가 얼굴 까만 이를 만났다. 얼굴 하얀 이들이 레슨 받고 깨끗한 환경에서 새로이 정석 탁구에 길들여지고 있다면 얼굴 까만 이는 쿰쿰한 지하 탁구장에서 소싯적 탁구 친 구력을 떠올리며 기억 속 탁구에 갇혀 손 내미는 중이다. 소싯적은 이를테면 국민학교이거나 중고등학교 때다. 오락실에 갔다가 뭐 재미난 게 없을까 둘러보다가 탁구장에 가 탁구 라켓을 잡는다. 따닥따닥. 어라, 탁구가 재밌네? 야, 우리 내기 하자. 탁구 비 내기. 뽑기 내기. 라면 끓여주기.

스매싱이다. 드라이브라고 들어봤냐? 스매싱과 드라이브가 뭔지도 모르고 부웅 슈웅 휘두른다. 개중에 몇 개가 그럴듯하게 들어간다. 와! 내가 방금 친 거 봤냐? 응, 너 제법 잘하네. 어디서 배웠대? 바보, 안 배웠지. 혹시 이거 드라이브 아냐? 모르겠는데 아무튼 받을 수가 없어. 우하하 내 실력이 이 정도야. 그래, 우리 집에 가자. 라면 끓여 줄게. 우리 내일도 탁구 치러 올까? 좋아, 진짜 안 봐줄 거야. 내일은 일찍 가자. 빈자리가 없을지도 몰라.


얼굴 까만 오십 대 후반의 남자. 그는 이 근방을 지나다 새 탁구장을 봤다. 요즘도 탁구장이란 게 있구나. 탁구장을 보니 오래전 탁구 치던 생각이 나는구나. 팔꿈치에 파묻힌 구력이라는 힘줄이 꿈틀거린다. 심장도 두근두근. 오래도록 죽지 않고 잠만 자던 세포가 깨어난다. 그래, 소싯적에는 내가 탁구 좀 쳤지. 같이 탁구 치던 벗들은 뭐 하고 있을까? 그들 역시 각기 시커먼 얼굴로 탁구장을 올려다보거나 지나가다 보거나 할 터.

 

유난히 얼굴 까만 오십 대 남자는 며칠을 보다가 짬을 내 마침내 탁구장에 나타났다. 내 얼굴이 시커먼 연유는 거친 세월을 살아냈기 때문이라오. 태풍이 불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속에서 성실히 달려왔기 때문입니다. 햇볕이 쨍쨍해도 버버리 코트를 벗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언제 다시 비바람이 몰아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오. 어느 틈에 세상이 급변할지 모르기에. 다소 쿰쿰한 냄새가 나더라도 이해하시오.


오십 대 남성은 코트를 벗고 탁구대 맞은편에 섰다.

나는 그가 코트를 벗은 이후 등장했지만 그가 움직일 때마다 손에 옷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코트 입은 남자를 연상한다. 드디어 내게 탁구공을 쳐서 넘긴다. 우리는 아직 인사도 나누지 않았다. 나는 네트를 넘어온 탁구공을 받아 그의 포핸드 쪽으로 쳤다. 그는 몸통 뒤에서 억지로 나오는 듯한 스윙 폼으로 타구 한다. 처음에는 공이 몸 쪽으로 치우쳤나 했는데 그게 아니다. 그것은 자신만의 탁구 자세. 억압된 그만의 폼이다. 그간 레슨 받는 이들과 치던 습성으로 인해 나는 FM 자세에만 익숙해졌는데. 몸통 뒤에서 숨겼다가 갑자기 나온 팔로 그가 랠리를 이어간다. 헷갈린다. 사람을 쳐다보자니 어딘지 어지럽다. 나는 공만 쳐다보기로 했다.


랠리 중 나는 설핏 공이 조금 가볍다고 느꼈다. 잡아서 보니 레슨실에서 쓰는 공이다. 공은 수없이 맞고 굴러서 인쇄면이 흐릿하고 맨들맨들하다. 마킹 자국도 닳아 보이지 않는다. 돌려보니 군데군데 때가 묻어 까만 점이 박혔다. 공은 마치 오십 대 남성 그의 얼굴을 복사한 것처럼 닮았다. 너는 또 얼마나 굴러 다녔느냐. 힘들었지? 그는 레슨실의 수많은 연습 공 중 하나를 가지고 온 것이다. 레슨실에서 쓰는 연습 공과 테이블에서 쓰는 게임 공은 구별하기 마련이다. (보통 개당 이천 원 남짓 새 공을 쓰는데 반들반들 닳거나 하면 레슨실로 던져버린다.) 나는 잠깐만요, 말하고 사물함에서 게임용 새 공을 꺼냈다. 그가 멋쩍게 웃는다.

게임용 새 공은 하얗고 까칠까칠하다. 다시 랠리를 이어가는데 라켓에 맞는 소리가 타악 타악 선명하다. 플라스틱 가루가 촘촘히 박혀 다소 무겁다. 한번 타구 할 때마다 흔들리는 면. 면을 이루는 조각. 조각을 형성하는 티끌. 티끌 속 몇 알씩 빠지는 알갱이. 수천수만 번 맞으면서 떨어지고 떨어져 남아나지 않게 되면 휙 하고 던져지는 운명. 그래서 오래 쓴 공은 대개 반들반들하다. 가볍다. 사람도 그러할까? 오래 살고 나이 들면 피부 속 근육이 다 빠져서 삐쩍 마르고, 생기 있는 살들이 빠져 푸석푸석 물렁살만 찬다. 그래서 가볍다. 탱글탱글했던 옛날을 떠올리며 거울을 본다. 거울 속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 예전의 내가 아닌데 나는 예전을 생각하며 지하 탁구장을 떠올린다. 즐거웠던 추억. 친구들 얼굴이 따라온다. 그때는 어디라도 좋았다. 지하이거나 낡은 건물이거나.


내가 랠리를 부지런히 잘 이어가자 그는 이를 하얗게 드러내 웃는다. 나 역시 어디서 나온 건지 모르는 팔 스윙으로 치다가 레슨을 받고서야 겨우 몸통 밖으로 팔을 꺼낸 터이다. 레슨의 힘이다.


"두 분 게임해 보세요. 제가 심판 볼게요."


주선했던 삼십 대 여성이 심판석에 앉는다. 뒤에 듣자니 그 여성은 사십 대 초반이라고 했다. 최강 동안이다. 이름은 미령.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성격이 급해 일단 나이부터 후다닥 먹었다고 한다. 그녀는 낮에 오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탁구장에는 낮에 '주부교실'이라고 정기적으로 행사를 한다고 한다. 6개월에 한 번씩 1기 주부교실, 2기, 3기~ 이렇게 각 기수별로 20명씩 모집해 수업했다고 한다. 그중에 몇몇 탁구에 재미를 붙인 주부들이 살아남는데 미령 씨는 3기라고 했다. 미령 씨는 성격대로 라켓을 워낙 급하게 휘두르는 초보중의 초보다. 이른바 대표 10부라고 할 수 있다. 미령 씨는 탁구장에서 게임하는 시간보다 심판 보는 시간이 더 많다. 아직 게임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심판 보는 시간이 워낙 많아서 어느덧 심판 고수가 되어 탁구장 사람들에게 이른바 '국제 심판'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또한 국제 심판으로서 고수들의 경기를 많이 접하다 보니 고수들의 플레이 특성을 단시간에 파악하는 장점도 많더라고 그녀가 뒤에 말해주었다. 아무튼 그러한 국제심판 미령 씨가 심판 석에 앉았고 내 맞은편 탁구 상대 50대 남성은 성식이 아저씨라고 들었다.  


오십 대 남성, 성식이 아저씨와 내가 게임을 한다. 오십 대 전통 구력과 사십 대 모던 구력. 나는 구력에 레슨이 약간 보태졌으니 모던 구력이라 감히 칭한다. 이른바 포스트모더니즘의 그 '모던'이다. 폼 난다. 짬뽕 구력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어쨌든 전통과 모던이 불꽃 튀는 게임을 한다. 승부를 펼친다.


"어이, 이보게 젊은이. 우리 내기해야 하지 않겠는? 내기가 없으면 영~"


뜻밖에 성식이 아저씨가 제안했다. 나는 그렇다면 음료수 내기를 하자고 했다. 진검승부. 낯설지만 피할 수 없다. 나는 긴바지를 의식하며 보폭을 늘려 선다. 무릎을 구부려 자세를 낮춘다. 바지에 스판 기능이 있던가. 긴장된다. 반바지를 챙겨 올걸, 까지 생각하는데 갑자기 벼락같이 넘어온 서브. 나는 무려 오십 년 묵은 공을 받는다. 받는데 네트에 걸린다. 너클인 줄 알았다. 그러자 그가 또 웃는다.


"그것 봐, 내 그럴 줄 알았지. 커트야, 아직도 통한다고. 우습게 보지 말래도."


우습게 보지 않았는데 나는 연거푸 리시브를 실패한다. 점수를 준다. 한 6점을 줬나 모르겠다. 심판 보던 미령 씨의 표정이 굳는다. 세트 스코어 3대 0. 게임은 깔끔하게 끝났다. 나의 승리다. 성식이 아저씨. 그의 시커먼 얼굴이 한층 더 시커메진다. 그는


"한번 더 해볼까?"


라고 묻는다.


"아직 몸이 덜 풀려서 그래."


우리는 한번 더 게임을 했고 다시 3대 0. 나의 완승으로 끝났다. 미령 씨는 성식이 아저씨가 멍하니 서 있을 때 재빨리 휴게실로 달려가 음료수를 사 왔다.


"내가 사야 하는데..."


하고 아저씨가 말하자


"에이, 됐어요 제가 하자고 한 건데요 뭐"


라고 답한다. 성식이 아저씨는 음료수를 마시면서 내내 떨떠름한 표정이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얼굴. 마음이 탁구장에 걸린 유리문에 비쳐 보인다. 예전에 그때는 정말 쉬웠는데, 이 정도 공은 다 받았는데, 내 드라이브가 통했는데, 하는 마음.

 

이어서 나는 심판 보던 미령 씨와 게임을 했다. 미령 씨는 10부다. 이제 레슨 받은 지 10개월 남짓. 그녀와 랠리 할 때는 가르쳐주는 재미가 있다.  


"우와, 이렇게 하는 거구나. 아저씨랑 하니까 랠리가 잘 되네요"


라고 미령 씨가 감탄한다. 그녀에게는 나도 일개 아저씨일 뿐. 반면 저녁 시간대의 흡사 전쟁을 치르는 듯한 표정의 아주머니들은 죄다 고수들 뿐이어서 내가 배우는 쪽이다. 내게 마구 스매싱을 날리며 참된 가르침을 팍팍 쏘아붙인다. 그녀들의 스매싱에 내 가슴과 배꼽은 따악 따악 맞아서 시퍼렇게 멍들었건만 미령 씨는


"우와, 정말 잘하시네요"


하며 연신 감탄사를 내어놓는다. 오십 대 남성, 성식이 아저씨는 뒤이어 미령 씨와의 한판으로 후련하다는 듯 그제야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는 내게 이름을 묻는다. 내 이름을 말하니


"그래, 내 이름은 말이지. 성실하게 산 성식이라네"


하고 게임 한판으로 통성명을 다 했다. 우리는 악수하고 그 옛날 지하 탁구장 이후 다시 만난 친구가 된다. 오십 대 구력과 사십 대 구력. 형님이 다닌 시절과 내가 다닌 시절이 다르지만 다 고만고만한 탁구장이리라. 남성은 나의 탁구 동료이자 형님이 된다. 형님이 말한다.


"다음은 짜장면 내기를 하세. 그때는 내가 사지."


며칠 후 나는 조퇴하고 평일 낮 탁구장에 들렀다. 형님이 다음이라고 말한 날이다. 탁구장에는 미령 씨만 있고 형님은 없었다. 나는 실망했다. 미령 씨는 같은 시각 레슨을 받기에 항상 있지만 형님은 뜨내기라서 만나기가 힘들다. 어디 가서 만날까? 통성명은 했지만 연락처는 모른다. 다시 언제나 볼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탁구장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그 속에서 그리운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형님 보러 왔는데... 하는 수 없이 나는 미령 씨에게 랠리 후 6점을 접어주고 게임을 했다. 내가 이겼다. 미령 씨가 나더러 자꾸 잘한다고 감탄을 쏟아내는데 어쩐지 냄새가 났다. 혹사당하는 느낌적인 느낌. 문득 짜장면이 먹고 싶은 오후다.


아주 오래된 탁구와 만나니

아주 오래된 탁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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