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나 2 - 깊은 수렁

중년 남자의 잡생각

by B 밀


시작은 거창하지.


그런데..

누구는 중/고등학교,

누구는 대학교,

누구는 직장 초반,

누구는 결혼을 하고 나서,

누구는 자식을 낳아 기르며,

어느 시점에 내가 가진 한계를 깨닫고,

벽에 부딪히며

슬픔, 좌절, 분노를 느낀다.


문제는

그런 나의 모습을 뒤돌아보며,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여유조차 없는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 놈의 삶을 바꿔보고 싶지만,

한 달 월급만 들어오지 않는다면

월세, 관리비, 교육비 등

하찮은 듯 보이나 밀리면 큰 일 나는 것들이

발목을 잡아

나를 주저 않게 만든다.


담배 한 대 피우러 나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회사를 욕하고,

상사를 욕하고,

서로 동병상련을 느끼며

큰 한 숨 한번 내쉬고 자리로 돌아와 앉아,

또 하루를 허비한다.


그렇게 한 달, 6개월, 일 년이 지나고

십 수년이 지나면서도

내 인생에 의미 있는 변화는 하나도 없다.


회사생활을 한 지

5년 정도 되었을 때였던 것 같다.

“어디 로또 안 되나?

로또만 되면 회사 때려치운다!”

라고 친구들과 이야기했던 기억이 나는데,

십 수년이 지난 현재,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같은 말만 되뇌고 있다.


저마다 각자의 삶 속에서

말 못 할 사정이 있겠지만

하루하루 나이가 들어가다 보면

대부분 언제 오느냐의 차이일 뿐

다 비슷비슷한

인생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대부분은 힘에 겨워 주저앉게 되고..


그래서?

이렇게 사는 것이 맞나?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지만,

방법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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