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의 잡생각
나의 육아휴직 기간은
코로나 시대와 함께였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새로운 질병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였지만,
사실 나 개인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시기였던 것 같다.
첫째, 육아휴직 후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으나
생활비로 쓰기에도 버거운 돈을 가지고
여행은 감히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국내여행도 가기 힘든 상황이 되다 보니,
내가 돈이 없어서가 아닌,
상황이 상황이라고 위로하면서
돈을 절약할 수 있었다.
둘째, 코로나로 세계적으로 자금이 엄청 풀리면서
주식과 부동산 등이 미친 듯이 뛰었다.
투자를 하기엔 최적의 시기였다.
나 역시 한 달 정도 쉰 후부터
운동이나 취미뿐 아니라
주식,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생겼는데,
저축을 주식으로 옮긴 이후부터
자산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원금 자체가 어느 정도 한정되어 있었고,
사람마다 크게 늘어난다의 개념은 다르겠지만.
이 시기에는 누구라도 웬만한 주식에 넣으면
‘+’ 수익을 낼 수 있었고,
나 역시 여기에 편승할 수 있었다.
만일 계속 회사에서 일을 했더라면
계속되는 야근, 상황에 대한 불만과 불안 등으로
이 좋은 시기를 놓쳤으리라.
여하튼 1년을 쉬면서
생활할 수 있는 자금이
한결 풍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육아휴직을 하게 된 후
와이프에게
우리가 가진 현재의 자금에 대해 설명을 하고
앞으로 생활비를 아껴 써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사람의 씀씀이란 것이 갑자기
아껴 쓰려 한다고 쉽게 되는 것도 아니고,
‘아낀다’라는 말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단어이다.
그래서 그 이야기는 며칠 뒤
와이프에게 취소하고
“그냥 살자. 스트레스받아서 쉬는 건데,
또 생활비로 스트레스받으며 살 필요는 없어.
과소비는 하지 말되, 그냥 평소처럼 살자”
라고 말을 바꾸었다.
그런데 얼마 뒤
주식투자로 육아휴직 기간 동안
예상하고 준비했던 금액이
몇 배 이상 껑충 뛰면서
생활은 오히려 직장을 다닐 때보다도
더 여유로워졌다.
무엇보다 주린이 인지라
갑작스러운 수익 증가에 두려움이 앞서
빨리 손익 실현을 하고 쟁여 놓았기에,
코로나 팬데믹이 정상화가 되며
주식이 흘러내릴 때는
늘어난 금액을 지킬 수 있었다.
물론, 지금도 주식을 하고 있고,
부동산에도 관심을 쏟고는 있는데,
일만 하던 때의 나와의 확연히 다른 모습인 것 같다.
중년의 나이에
어린 시절 알았어야 할 것들을
너무 늦게 깨닫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의외로 일만 열심히 하는 중년의 남성들 중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요새 젊은 친구들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아저씨들이
널리고 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