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의 잡생각
처음 육아휴직을 하고선
머리도 식힐 겸 자전거를 탔다.
그때는 자전거 따위(?)에
큰돈을 투자할 마음이 없어
저가의 자전거를 구입했는데
몇 개월 한강 라이딩을 하다 보니
좋은 자전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새로 산다고 하면
와이프가 분명 잔소리를 할 것이다.
그것도 고가의 자전거를 구입한다고 하면..
약간의 고민과 머리 굴리기.
그리고
새 자전거를 구입했다.
다행히 처음에 산 자전거를
집 안에 들이지 않고
아파트 내 자전거 보관대에 두어서
새로 산 자전거도 보관대에 두고 다니며
와이프에게 들키지 않고 끌고 다닐 수 있었다.
얼마 후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자고 했다.
아파트 내 공터에서 두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와이프는 벤치에 앉아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보관대로 가서
새 자전거를 끌고 온다.
예전 자전거를 끌고 올 수도 있었지만
새 자전거를 산 이후
예전 자전거는 타기가 싫다.
와이프와의 거리 30m.. 20m.. 10m.. 5m..
와이프가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는 새 자전거를 바라본다.
고개를 갸우뚱한다.
심장이 쿵쿵.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산 거 모르네? 안 들켰어! 아싸!’
기쁜 맘으로
나도 최선을 다해 아이들과 놀아준다.
P.S. 구 자전거는 검은색과 진한 녹색이 섞여 있고, 새 자전거는 검은색이다. 와이프가 눈썰미가 좋은데, 자전거 따위(?)에는 관심이 없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