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 가족 5 - 안 들켰어!

중년 남자의 잡생각

by B 밀


처음 육아휴직을 하고선

머리도 식힐 겸 자전거를 탔다.

그때는 자전거 따위(?)에

큰돈을 투자할 마음이 없어

저가의 자전거를 구입했는데

몇 개월 한강 라이딩을 하다 보니

좋은 자전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새로 산다고 하면

와이프가 분명 잔소리를 할 것이다.

그것도 고가의 자전거를 구입한다고 하면..


약간의 고민과 머리 굴리기.

그리고

새 자전거를 구입했다.


다행히 처음에 산 자전거를

집 안에 들이지 않고

아파트 내 자전거 보관대에 두어서

새로 산 자전거도 보관대에 두고 다니며

와이프에게 들키지 않고 끌고 다닐 수 있었다.



얼마 후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자고 했다.

아파트 내 공터에서 두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와이프는 벤치에 앉아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나는 보관대로 가서

새 자전거를 끌고 온다.

예전 자전거를 끌고 올 수도 있었지만

새 자전거를 산 이후

예전 자전거는 타기가 싫다.


와이프와의 거리 30m.. 20m.. 10m.. 5m..

와이프가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는 새 자전거를 바라본다.

고개를 갸우뚱한다.



심장이 쿵쿵.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산 거 모르네? 안 들켰어! 아싸!’


기쁜 맘으로

나도 최선을 다해 아이들과 놀아준다.




P.S. 구 자전거는 검은색과 진한 녹색이 섞여 있고, 새 자전거는 검은색이다. 와이프가 눈썰미가 좋은데, 자전거 따위(?)에는 관심이 없나 보다.




keyword
이전 22화022 동료/친구 3 - 사냥개와 애완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