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위한 멈춤 #4.
사뿐히 즈려밟는 이유
어릴 적 황비홍 영화를 즐겨봤다.
좋아하면 닮는다고 했던가….
나이에 비해 두피의 한계선이 나날이 올라갔고
아내의 한숨도 짙어졌다.
러닝을 한 지 일 년 남짓.
추운 날 뛰다 감기에 몇 번 걸리자
아내는 겨울에는 그냥 쉬라고 한다.
하지만 뛰어본 사람은 안다.
뛰어야 하는 날 뛰지 않으면
남은 하루가 찝찝한 그 느낌을.
하루는 영하의 날씨에도 퇴근길에 뛰고 돌아오자
아내의 잔소리가 먼저 나를 맞았다.
그 순간, 며칠 전 봤던
러닝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기사가 떠올랐다.
“난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도록 사뿐히 즈려밟고 온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