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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하 Mar 31. 2023

글 쓰는 데 있어서의 조급함

초심을 잊지 말고, 방향성을 잃지 말자 

 글을 쓰기 시작한 지 5개월이 지났다. 글쓰기 톡방에서 매일 글쓰기도 하고, 브런치 작가도 시작하고, 다양한 글들을 썼다. 자그맣게나마 브런치북도 한 번 내봤다. 글쓰기에 슬럼프도 있었지만, 그래도 쭉 글을 썼던 것 같다.  

 

 글을 쓰다가 브런치스토리 등을 통해서 다른 작가들을 보면, 자꾸 비교하는 마음이 든다.  누구는 구독자 수가 얼마고, 누구는 책을 냈고... 다들 나보다 한참 앞서서 달려 나가고 있었다. 글 쓰는 것이 경쟁은 아니지만, 자꾸 달리기 레이스처럼 남들의 등판만 보였다. 

 그러면 마음속에서 성공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계속 꾸물꾸물 올라온다. 내 글의 조회수가 높았으면, 반응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고, 무언가 내용을 꾸려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느리적 느리적 오르는 조회수를 보며, "내가 팔리는, 즉 자극적이고 흥미를 일으키는 글을 써야 사람들이 보는 것일까?" 혹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가, 머릿속에 급 브레이크가 들었다. 나는 조급함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시작 단계인데, 이제 글을 쌓아나가고 있는데, 번듯한 결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오는 게 눈에 보였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인정받기 위해 쓰는 것일까? 하면, 그것은 아니다. 그냥 쓴다. 쓰다 보면 내 머릿속을 술술 풀어내어 화면에 풀어나가는 느낌이 든다. 맘에 드는 글이 나오면 뿌듯하기도 하다. 가끔 글 쓰는 게 부담이 되긴 해도, 대부분의 시간은 글쓰기의 몰입감을 즐긴다. 

 글 쓰는 것은 재미있다. 어차피 본업이 있기 때문에 재밌지 않으면 애초에 시작을 안 했을 것 같다. 글을 쓰는 그 시간 동안은, 나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며 어떤 생각들이 있는지 읽는다. 그것을 풀어 남들이 볼 만한 무언가를 만든다. 그 과정을 계속 반복하며, 글들을 쌓아간다. 


 나의 장기적인 목표는, 아툴 가완디 같은 의사이자 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는 외과의사로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 불완전한 과학에 대한 한 외과의사의 노트], [닥터, 좋은 의사를 말하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등의 책을 썼다. 책들에서는 의료 현장에 대한 세세한 기술, 자신이 의사로서 마주한 경험들이 내용을 이루고, 자신의 생각으로 내용의 깊이를 더했다. 최근에 읽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사람들이 노화와 죽음의 과정을 거치는 데 있어 의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다룬 책으로, 노인분들을 많이 보는 내 직업 특성상 공감되는 면도 많았다. 


생각의 파동을 만들고 싶다. 


 나는 내 글이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질 수 있기를 바란다. 설득하거나, 무언가를 바꾸도록 하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이자 기만일 수 있겠다. 다만 나의 글을 통해서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경험하고, 공감하고,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호수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퍼지듯이, 독자들에게 생각의 파동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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