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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률사무소 무진 Oct 22. 2021

엄마표 영어 1년차 : 구성과 시간배분


1. 시간 : 평일 매일 2시간


큰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인 8살 3월에 엄마표 영어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욕심은 하루 3시간씩 하고 싶었지만, 저에게는 우선순위가 있었어요. 충분히 잘 것(9시 취침), 자유롭게 노는 시간을 2시간 이상 확보할 것, 한글책 독서를 우선할 것 등이지요. 그러다보니 영어에만 하루 3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웠습니다. 


실제로 해 보면 2시간 공부를 위해서는 그보다 30분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영상물이다보니 중간중간에 눈을 쉬는 시간도 확보해 줘야 하고, 영상이 재밌으면 애가 뒤로 돌려 두 번 보는 장면도 있거든요. 지겨우면 쉬었다 보거나 간식을 먹기도 하는 등, 2시간 공부를 위해 실제 걸리는 시간은 그보다 많습니다. 체감상으로는 하교 후 영어공부 하고 나면 오후가 다 지나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주말은 쉬었습니다. 원래는 영화를 보여주겠다고 계획했는데, 영어를 전혀 모르는 아이에게 1시간 30분짜리 영화를 자막없이 보여주는 것은 아직 무리더군요. 한 번 해 보고 아이가 지겨워 하길래 깔끔히 포기했습니다. 주말엔 그냥 놀았어요. 



2. 방법 : 집중듣기와 흘려듣기 모두 영상으로


기본적인 방향은 꾸준한 노출을 통해 자연스럽게 언어로서 영어를 습득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참고했던 책을 기초로 공부의 큰 틀을 집중듣기와 흘려듣기 두 가지로 구성했지요.


우선 흘려듣기는 자막없이 영어로 된 영상물을 시청하는 것입니다. 영어 노출이 전혀 없었던 아이가 자막 없이 영상을 잘 볼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쉬운 수준의 영상을 골라서인지 생각보다 잘 보더군요.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고민했던 부분은 집중듣기였습니다. 용어의 정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제가 본 책에서는 오디오북 음성을 들으며 책의 활자를 눈으로 따라가는 청독 방식의 책읽기를 집중듣기라고 칭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1년차 집중듣기는 책이 아닌 영상으로 했더군요.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위 책처럼 영상물로 대체하는 경우보다는 진짜 책읽기로 진행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았습니다. ORT(Oxford Reading Tree)시리즈나 그림책, 리더스북(그림책과 챕터북의 중간단계) 등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그게 가장 이상적일 것 같긴 한데 뭐랄까……, 딱 끌리지 않는 겁니다. 제 아이는 이미 8살이거든요. 저라면 재미 없을 것 같았어요. 영어의 첫 시작을 '짱 재밌다!'로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하루 2시간의 영상물 시청은 기존의 제 기준에 따르면 지나친 감이 있지만, 재미를 위해 1년만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1년차에는 책 없이 영상으로만 2시간을 꾸리게 되었지요. 다만 영상의 종류를 나누어, 흘려듣기용 영상은 자막없이 순수하게 재미로 시청할 것들을 고르고, 집중듣기용 영상은 리틀팍스나 책읽어주는 영상 등을 자막과 함께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재미'라는 관점에서는 성공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아이는 영어공부를 정말 재밌어 했고 그 시간을 기다렸어요. 하지만 학교 건강검진에서 시력이 0.7정도로 약간 안 좋게 나왔는데 혹시 영상물을 많이 봐서 그런 것인지 싶어 속상했습니다. 남편은 모니터 화면과 충분한 거리를 두고 보니 괜찮고 그냥 유전이라고(저와 남편 모두 시력이 좋지 않습니다) 했지만 아이 건강 문제는 그렇게 쉽게 넘어가기가 어렵네요. 지금도 영상물 시청시 가장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3. 구성


영상물을 2시간 연속으로 보는 것은 시력에 나쁠 것 같아, 1시간 짜리 파트 2개로 쪼갠 후 중간에 2시간 정도의 쉬는 시간을 두었습니다. 


1시간의 진행은 다시 30분씩 나누어서 앞 부분은 집중듣기, 뒷 부분은 흘려듣기를 배치한 후 중간에 5분 쉬는 시간을 두고 무조건 거실로 나가 눈을 쉬고 몸도 움직이게 했습니다. 더 자주 쉬는 게 눈에는 좋겠지만 흐름이 끊기다보니 그 이상 쉬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 총 30분짜리 4개의 구성이 됩니다. 그런데 제가 유튜브를 검색해보니 영어에 도움이 될 만한 좋은 자료가 많더군요. 그래서 각 30분 구성의 앞부분에 5분 전후의 짧은 유튜브 영상들을 넣었어요. 아이가 영상 시청 외에 영어 학습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이런 짧은 영상들로나마 영어의 기초를 배우면 좋겠다 싶어서요. 메인 영상인 만화 시리즈물이 대개 25분 이내라서, 이렇게 구성하면 딱 30분이 됩니다. 


유튜브 짧은 영상을 활용하실 때 주의하실 점은 엄마가 미리 자료를 찾아 리스트에 넣어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 공부할 때마다 매번 유튜브 검색창에 입력하려면 시간도 낭비하고 뭘 봤는지 안 봤는지도 헷갈립니다. 그리고 아이도 옆에 뜨는 엉뚱한 추천영상에 주의를 빼앗겨 이거저거 보여달라고 조르고 공부 흐름이 흩어지지요. 5분 이상 빼앗기지 않도록, 주말에 미리 일주일 치 플레이리스트(혹은 북마크)를 만들어 5일간 볼 영상을 순서대로 넣어 두시고 시간 맞춰 그것만 틀어주세요.


이상을 간단히 정리하면, 1시간의 기본 구성을 [유튜브 영상 5분 + 집중듣기 25분] + [유튜브 영상 5분 + 흘려듣기 25분]으로 만들어 하루에 2개 진행하는 것이지요.



4. 집중듣기 : 리틀팍스(Little Fox)


집중듣기 영상으로 가장 잘 활용한 것은 리틀팍스(Little Fox)입니다. 저는 리틀팍스만 한 것은 아니고 유튜브의 책읽어주는 영상을 병행했지만, 복잡한 것 싫어하시는 분은 리틀팍스만으로 1년 쭉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리틀팍스는 자체 홈페이지나 유튜브를 통해 무료샘플을 많이 제공하고 있으니 샘플을 시청하신 후 결정하시면 됩니다.


리틀팍스를 이용하실 경우 팁을 좀 드리자면, 10년 이상에 걸쳐 나온 컨텐츠가 모여 있다보니 자료마다 재미와 수준에서 편차가 큽니다. 초기에 제작된 자료는 성우들 억양도 좀 부자연스럽고 내용도 재미가 떨어지더군요. 거기 있는 것을 다 하려고 욕심낼 필요 없고 좋은 것만 고르시면 됩니다. 저는 단계별로 괜찮다 싶은 작품들을 2-3개만 골라 두 번 반복했어요. 


아이가 자유롭게 골라 보도록 하시는 경우도 많던데, 저는 미리 계획한 순서대로만 보여줬습니다. 왜냐하면 제 방법의 경우 리틀팍스를 '집중듣기'로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매일 시간을 정해 책을 읽는 것을 대체하는 것이므로, 내용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한 시리즈를 정독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리즈마다 나름의 기승전결이 있거든요. 


또한 리틀팍스에서 애들이 좋아하는 시리즈는 4-5단계에 많은데, 좋아한다고 그것부터 보여주기보다는 낮은 단계에서부터 차근차근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 또한 '집중듣기'이기 때문입니다. 흘려듣기로 활용하시는 분들은 단계 상관없이 막 보여주셔도 됩니다.


리틀팍스는 어려운 단계들까지 있는데 저는 5단계까지만 활용했습니다. 영어 1년차에 그 이상 나아가는 것은 무리이기도 하고, 2년차에 Nate the Great같은 초기 챕터북을 읽기 위한 준비로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리틀팍스는 2년차의 챕터북 읽기 전 단계의 준비로서 1년 알차게 활용하고 쿨하게 보내주었습니다. 


제가 읽은 책에서는 리틀팍스를 보면서 붓을 포인터로 활용해 화면의 영어자막을 따라가도록 했던데, 저는 처음에 조금 시도하다가 포기했습니다. 컴퓨터 모니터와 거리가 너무 가깝게 되어 시력이 나빠질까 걱정되더군요. 모니터와 1미터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저는 그냥 보게 했습니다. 


두 아이 모두 화면의 자막을 짚어나가지 않고 그냥 보도록 진행했는데도 2년차에 처음 책으로 집중듣기 했을 때 오디오에 맞춰 단어를 잘 짚어 나갔습니다. 그 정도면 괜찮다 싶습니다.



5. 집중듣기 : 유튜브의 책 읽어주는 영상(Read Aloud)


집중듣기를 리틀팍스 영상으로 대체하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책읽기에 대한 욕심을 완전히 버리기는 어렵더군요. 그래서 유튜브의 책 읽어주는 영상들을 시도했습니다. 유튜브에 'read aloud'나 'kid's book' 등의 키워드를 치면 많은 영상들이 검색됩니다.


하지만 영어 시작한 초반에 보여주자 아이가 무척 싫어하더군요. 일단 후퇴하고 가을 쯤에 다시 보여주니 다행히 잘 봅니다. 아마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쉬운 책이라도 따라가기 어려웠나봐요. 결국 1년차 집중듣기는 상반기에 리틀팍스만으로 시작하여 하반기부터는 책읽어주는 영상을 병행하며 분량을 점차 높여가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영상으로 매일 그림책을 몇 권씩 보여준 것이 아이들이 2년차에 곧바로 챕터북부터 읽기 시작하는 데 꽤 도움을 줬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그림책이나 리더스북을 따로 사 준 적이 없는데도 아이들이 가끔 유튜브로 본 책들 이야기를 꺼내거든요. 


다만 리틀팍스처럼 하나의 줄거리로 길게 끌고가는 것이 아니라 한 권에 5분 내외의 짧은 영상들이 대부분이다보니, 리틀팍스보다는 몰입력이 떨어집니다. 아무래도 덜 재밌죠. 그래서 유튜브 책으로 리틀팍스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았고 하루 2-3개 정도만 꾸준히 보여줬습니다. 


그 외에 큰아이 때에는 유튜브에서 핑크퐁이나 영어교육 채널에서 교육용으로 제작한 잡다한 출처의 동화영상들도 활용했는데, 검색하는 수고로움에 비해 건질 게 별로 없었어요. 또 유아들 대상이라 8살이 보기에는 유치하고 시시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둘째 영어공부에는 1년차 집중듣기로 깔끔하게 [리틀팍스 + 영어책 읽어주는 영상] 두 가지만 진행했습니다. 둘째도 최근에 1년차를 마치고 Mercy Watson과 Nate the Great』를 읽는 중인데 오디오북 음성에 맞춰 잘 따라 갑니다.



6. 흘려듣기 : 영미권 애니메이션 시리즈


자막없이 그냥 보는 영상물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 워낙 많아서 선별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엄마표 하는 집들도 엄마마다 아이마다 취향이 상당히 다른 것 같아요.


울집 아이들은 어릴 때 영상물 노출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영상물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우와 대박'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제 취향따라 고르기가 쉬웠습니다. 넷플릭스에 최신 만화들이 많았지만 저는 오랫동안 사랑받은 검증된 작품들 위주로 골랐어요. 또한 영어학습이라는 목적에 맞게, 자극적 장면이나 유머 위주보다는 일상의 언어가 많이 담긴 작품을 우선순위로 두었습니다. 


나중에 영상물에 관한 포스팅은 별도로 하겠지만, 1년의 과정을 간단히 언급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것은 Paw Patrol로, 두 아이 모두 1년차 내내 매일 한 편씩 보았어요. 둘째는 2년차에도 계속 본다고 고집해서 말리고 있는 중입니다(이제 좀 Rainbow Magic으로 넘어가자니까!). 내용도 재밌고 영어 배우기도 좋은 고마운 작품이에요.


하루에 흘려듣기 1시간이니 만화영상을 2개 봤지요. Paw Patrol이 한 축을 담당했고 다른 한 축으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Max and Ruby와 Timothy goes to school입니다. 


둘 모두 유명한 작품들인데 우리집에서는 그닥 성공하지 못했어요. 전 Timothy goes to school이 마음에 쏙 들어서 은근히 밀었지만 아들램 딸램 모두 시즌 1을 끝까지 못 봤어요. 그나마 둘째인 딸램이 조금 더 봐줬고요. Max and Ruby도 엄마가 보라니까 보는 수준이지 Paw Patrol처럼 열광하지는 않아서 오래 못 봤습니다. 아무래도 8살 수준에는 너무 유아틱한가봐요.


그렇지만 Max and Ruby와 Timothy goes to school가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에게(8살일지라도!) 딱 맞는 영상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말 빠른 만화들보다는 단 한두 달이라도 위 두 작품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해요. 


넷플릭스의 Super Monsters도 봤습니다. 아들램은 유아틱하다고 단번에 거절해서 못 봤고, 딸램은 좋아해서 세 번이나 반복해 봤네요. 그 외에 Berenstain Bears는 너무 옛날스러워서 실패, Doc. Mcstuffins는 재미 없어서 실패, Ollie and Moon은 아직 어려워서 실패했습니다. 둘째는 Sofia the First 좋아할 거 같아서 보여줬는데 싫다해서 실패. 이렇게 여러 번 실패하다보면 엄마도 좀 무뎌집니다. 괜찮아요. 요즘 영상이 여기저기 차고 넘치잖아요. 다른 거 보여주면 됩니다. 괜히 만 6살짜리랑 싸울 필요 없어요. 


결국 흘려듣기 두 파트 중 하나는 Paw Patrol로 꾸준히 성공했지만 다른 파트는 여러 작품을 전전했습니다. 아들램의 경우 원래 2년차에 보여주려고 생각했던 Geronimo Stilton을 1년차 2학기에 많이 봤고, 딸램은 Geronimo Stilton도 싫다 해서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TV프로들 이것저것으로 겨우 2학기를 꾸려갔네요. 



7. 흘려듣기 : 유튜브 영상


100% 엄마표로만 하다 보니 아이들이 영상만 볼 뿐 별도의 학습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학습적인 요소를 넣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5분 전후로 짧고 학습적 요소를 갖추면서도 재미있어야 한다'는 엄격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영상을 찾기 위해 유튜브의 바다를 얼마나 헤맸는지 ㅠ.ㅠ 아이들이 그걸 보는 시간은 하루 20분도 안 되지만 저에게는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정보가 없어서 모래밭에서 반지 찾는 심정으로 10개 중 9개는 버리고 하나씩 건져 내 모았습니다.


제가 활용했던 유튜브 컨텐츠들은 차차 소개할 생각인데, 미리 당부드리고싶은 말이 있습니다. 제가 겪었던 유혹인데요, 하루 영어공부 계획을 짜다 보면 이렇게 찾은 유튜브 영상을 하나만 더, 또 하나만 더 보여주고싶은 욕심이 자꾸 생깁니다. 하지만 이런 5분짜리 유튜브 영상은 메인이 아니라 보조일 뿐이에요. 이걸 늘리다보면 [집중듣기+흘려듣기]의 중심이 흐트러지고 애초에 계획했던 시간을 넘어 영어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됩니다.


유혹이 생기고 아이가 재밌어 하더라도 유튜브 영상은 미리 계획한 시간(제 경우에는 5분 내외로 4회에 걸쳐 총 20분 정도)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8. 1년차의 목표


엄마표 영어 첫 1년차의 제 목표는


1) 영어에 흥미를 느끼고 자신감을 가질 것

2) 2년차에 영어독서(집중듣기)를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것


이렇게 두 가지였습니다. 큰아이는 8살 3월에 시작해 12월까지를 1년차로 마무리했고, 둘째는 7살 12월부터 시작해 다음 달인 11월까지를 1년차로 마무리할 계획입니다(챕터북은 읽고싶다고 졸라서 계획보다 이른 10월부터 읽고 있습니다). 


자체평가를 해 보자면 저는 만족스럽습니다. 두 아이 모두 영어공부를 재밌어라 합니다. 공부가 아니라 그냥 재밌게 만화보고 책 보는 시간으로 여기고 있지요. 


또한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하고 타인과 경쟁하지 않다 보니 평가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습니다. 맞든 틀리든 생각나는대로 이런 저런 말들을 영어로 말하고 쓰고 그럽니다. 특히 둘째는 이미 엄마표 영어 3년차인 오빠가 있다보니 가끔 둘이 영어로 말하고 그래요. 지금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만약 두 아이 모두 초등 고학년쯤 되면 상당한 수준의 대화가 영어로 가능하지 않을까요(엄마의 희망사항입니다ㅋㅋㅋ).


그리고 두 아이 모두 처음 시작하는 책 집중듣기(Mercy Watson이나 Nate the Great 수준의 쉬운 챕터북)에서 성우가 읽어주는 오디오북 음성에 해당하는 책의 단어를 정확히 짚어냈습니다. 단어의 뜻을 모두 아는 것 같지는 않지만 책 한 권을 끝내는 동안 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들어요. 그 정도면 성공이라고 봅니다. 


원래 제가 성향상 애들 하는 것은 다 잘한다고 말하는 편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엄마표 영어는 당장의 성과가 아니라 멀리 보고 가는 방법이기에, 목표를 너무 세부적으로 잡아둘 필요는 없습니다. 큰 틀에서 잘 맞춰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큰 아이 영어 3년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그리고 둘째도 1년차 영어를 큰아이와 같은 방법으로 잘 마무리한 경험을 더해 보면 첫 1년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년차를 잘 마치고 2년차에 책읽기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면, 그 뒤부터는 동일한 체계로 쉽게 굴러갑니다. 영상의 종류와 책만 바꾸면 되지요.


1년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과가 아니라 영어와 친해지는 것입니다. 엄마표 영어가 지속되려면 공부가 아닌 생활의 일부로 편하게 자리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달성되면 실력은 자연히 따라옵니다. 낭비하는 시간 없이 하루 2시간을 꼬박 투자하잖아요. 


물론 말하기, 쓰기까지 고루 발달시키고 있는가, 혹은 영단어를 얼마나 많이 외우고 있는가 하는 측면에서 보면 울집 아이들은 현 시점에서 부족해 보이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부분들은 천천히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웃으며 책읽고 영상보는 매일의 2시간이지요.


중학교때 abc 배우고 성문기초영어부터 시작했던 제 눈에는 모국어처럼 이런저런 말들을 쏟아내는 아이들의 영어습득 과정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나 어릴 때도 이렇게 재밌게 영어를 공부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 부럽기도 하고요. 


요약 : 엄마표 영어는 즐거워야 합니다. 화이팅!


◎ 1년차 영어 진행기에 관한 유튜브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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