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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법률사무소 무진 Jan 03. 2022

엄마표 영어 1년차 : 유튜브 영상들 -2편-


울집 아이들 영어공부의 시작은 '많이 보고 듣기'였습니다. ABC나 파닉스부터가 아니라 그냥 보고 듣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면 안 가르쳐도 다 알게 된다는 엄마표 영어 후기들을 믿고 시작하긴 했지만, 처음에는 불안함이 있었어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데 될까?(됩니다ㅋㅋ)


그래서 아이들이 부담 느끼지 않는 선에서 조금만 학습적인 요소를 추가하자는 생각에 이르게 됐습니다. 리틀팍스나 Paw Patrol같은 25분 분량의 중심 컨텐츠에 더하여, 5분 내외의 유튜브 영어학습 영상을 2-3개 정도 추가해서 보여줬습니다. 


저는 오늘 소개하는 사이트들로 엄마표 영어 첫 1년 동안(특히 상반기에 중점적으로) 영어의 기초 학습(sight words 및 기본 문법 등)을 다진 후, 2년차부터는 과학, 시사에 관한 재미있는 컨텐츠들로 옮겨갔습니다. 



※ 활용 방법에 관하여


본론에 앞서 활용방법에 관한 제 의견을 잠깐 말씀드릴게요.


사실 가장 편한 방법은 아래 채널들을 구독해 두고 매번 찾아 들어가 틀어보는 방식일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해 보면, 생각보다 시간낭비가 많습니다. 각 채널마다 엄청난 수의 동영상들이 있고, 아이가 이미 본 게 뭔지도 헷갈리고 오늘은 뭘 보면 좋을지 생각하다 보면 2분짜리 동영상 고르느라 5분, 10분을 낭비합니다. 또 그러는 사이에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는 화면에 나오는 다른 추천 동영상에 눈길을 빼앗겨 이거 보여달라, 저거 보여달라 떼쓰고, 매일 그렇게 하면 비효율이 큽니다.


그래서 추천드리는 방법은, 힘들지만 각 사이트별로 딱 1시간씩 투자하는 겁니다. 원래 제가 했던 방법은 유튜브에 나만의 보관함(재생목록)을 만들어 보관했던 것인데, 요즘은 아동용 컨텐츠는 보관을 못하게 해 놓았더군요. 그래서 좀 원시적이긴 하지만, 각 사이트에 들어가서 괜찮다 싶은 재생목록이나 동영상이 있으면 웹브라우저나 포털 즐겨찾기에 "유튜브 학습"폴더를 생성해 즐겨찾기 해 두는 것이지요.


사실 부모님께는 매우 고통스러운 작업입니다. 수십, 수백 개의 동영상들 중 일부를 선별해 일일이 즐겨찾기 한다는 것이 생각만 해도 힘들지요. 제가 보관함을 만들다 보니 400개가 넘어가더군요.


하지만 집중하면 한 사이트당 1시간이면 됩니다. 400개까지 필요 없고, 200개 정도만 추려 놓아도 하루 4개면 평일 5일이니 주당 20개로 계산하면 10주 치 분량이 나옵니다. 2번 반복하면 5개월치가 되는 것입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한번에 200개를 하려면 힘드니 주말마다 50개 모은다는 생각으로, 토, 일 1시간씩 4주만 고생하세요.


한 번 이렇게 고생해 놓으면 1년이 편하고 시간낭비가 없습니다. 1년 동안 그 채널 홈페이지에 들어갈 일도 없이 그냥 그 즐겨찾기 목록에서 하루 4개씩 꺼내 보면 됩니다.


제가 여러 유튜브 채널을 공부에 활용하면서 가장 우선하는 원칙은 '절대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다'입니다. 영어공부 잘 마치면 보상으로 좋아하는 유튜브 하나 보게 해 주지만, 영어공부 중에는 모두 제가 미리 고른 것들만 보여줍니다. 유튜브의 바다에 아이 혼자 떠 다니게 두지 마세요. 만약 어른의 통제가 어려운 환경이라면 유튜브는 과감히 포기하시고 DVD나 OTT(넷플릭스 등) 자료만 활용하시는 편을 권합니다. 




1. 단어 공부에 활용한 English Singsing



이 채널에는 ABC와 파닉스부터 시작해서 단어, 문법, 회화, 노래 등 초기 영어학습을 위한 엄청난 양의 자료가 있고, 분류도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습니다. Super Simple Song이나 Cocomelon같은 채널은 유아 대상이라 너무 노래 위주인 반면, English Singsing은 초등학생이 보기 딱 좋은 내용과 구성이지요. 학교 학습자료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다만 저는 이 중에 오직 '단어'만 활용했습니다. 처음에는 10분 정도의 테마 중심 컨텐츠(하나의 테마를 정하고 관련된 단어, 회화, 노래 등을 모아놓은 자료)를 활용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단어만 활용하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단어 영상은 내용도 훌륭하고 아이도 좋아해서, 1년차 끝날 때까지 2-3회 정도(주제에 따라 반복 횟수가 다름) 반복했습니다.


단어 이외의 컨텐츠를 제외한 이유는 그냥 제 귀에 대화가 좀 부자연스럽게 들려서입니다. 저는 영어 원어민은 아니고 그냥 영어 쪼큼 하는 한국인입니다. English Singsing의 컨텐츠에 무슨 오류가 있다는 말은 전혀 아니고 그런 걸 판단할 실력자도 아닙니다.


단지 뭐랄까, 너무 교과서적인 억양과 표현들이 많아요. 우리말로 치면 옛날 국민학교 교과서에 "철수야 안녕? 바둑이도 안녕? 저기 선생님이 오신다."같은 느낌? 혹은 국민학교 세대 중1 교과서의 "How are you?, I'm fine, thank you."같은 느낌입니다. 다 훌륭하고 좋은 표현인데, 묘한 위화감이 있어요. 외국어 학습자료로는 훌륭하지만, 무한 노출을 통해 원어민처럼 자연스러운 영어를 배우기를 바라는 제 학습방법에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단어 영상은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우선 단어만 나오고 성우의 발음도 깔끔해서 교과서적 표현이니 어색하니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처음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단어를 주제별로 모아놓았고, 그림만 보고도 단어의 뜻을 잘 알 수 있도록 표현도 잘 되어 있어요. 또 복습할 수 있는 부분까지 따로 편집해놓거나, 주제별 혹은 ABC별로 원하는 대로 골라 학습할 수 있도록 동영상 리스트도 만들어져 있는 등, 곳곳에 학습자의 편의를 위해 고민한 노력이 많이 보입니다.


위에 링크한 영상 보시면, 하루 하나씩 보여주기 딱 좋지요? English Singsing채널에서 '재생목록' 탭에 가시면 Kids Vocabulary와 관련한 재생목록이 2개 있는데, 하나는 주제별, 다른 하나는 ABC별로 분류한 것입니다. 저는 그 중 주제별로 분류한 것을 주로 활용했고, ABC별로 되어 있는 것은 나중에 발견해서 1년차 겨울방학에 복습용으로 보여줬습니다. 정확히 따져본 것은 아니지만 분류만 다르지 단어 자체는 거의 겹치는 것 같습니다.


두 아이 모두 1년차에 꾸준히 보여주었는데, 1년차 끝나고 겨울방학때 English Singsing의 ABC별 분류영상을 보여주며 확인해보니 여기 나온 단어들은 전부 알고 있더군요. 


사실 기본 단어들은 English Singsing 이외의 다른 컨텐츠들에서도 반복적으로 접하다보니 딱히 어디서 배웠다고 특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짧은 5분들이 1년간 꾸준히 모여모여서 만들어낸 성과임은 분명하겠지요.



2. Scratch Garden


제 완소채널입니다. 이 채널을 찾고 나서 "그래! 이거야! 오늘 대박 건졌어!"했었지요. 짧은 학습컨텐츠들이 올라와 있는데 재치있고 유머가 가득해요. 애들이 Scratch Garden 영상만 보면 깔깔깔 배를 잡고 바닥을 구르며 웃습니다.


제가 활용한 짧은(2-3분 내외)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 내용은 반듯하지만 좀 지루한 것도 있고, 반대로 재밌지만 정보가 덜한 것도 있어요. 각자 다 쓸모가 있습니다. 웃기는 것만 보여주면 어떻게 공부가 되겠습니까? 또 재미없으면 그게 머리에 들어가겠습니까? 그러니 살짝씩 섞어 서 이것저것 다 보여주는 것이지요. 캬~ 제가 했지만 참 기막힌 방법입니다ㅋㅋ.


우선 Scratch Garden의 전치사에 관한 학습영상을 하나 보시지요.


이 'Prepositions Song'이 3편까지 있는데 다 재밌어요. 아이한테 간격을 두고 반복해서 보여줬는데, 볼 때마다 깔깔 웃으며 봤습니다. 내용뿐 아니라 기타 반주소리와 노래도 촤악 감기지 않나요? 너무 제 취향을 강조해 죄송합니다만^^;


눈코입을 알려주는 영상도 하나 볼까요?


이 정도면 '갬성' 있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ㅋㅋ) English Singsing의 영상이 교과서처럼 반듯하게 정보를 전달한다면, Scratch Garden은 완전 재밌는 삼촌같습니다. 이렇게 내용은 같지만 표현은 다른 영상들을 같이 보여주면 아이가 질리지 않으면서도 반복학습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활용에 참고하실 점 : 일부만 활용하세요. 제가 앞으로 소개할 다른 학습 사이트에도 다 적용되는 내용이지만, 특히 이 Scratch Garden에서 그렇습니다. 이 사이트는 English Singsing처럼 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을 위한 영상만 있는 곳은 아니에요.


예를 들어 숫자 세기(10씩 건너 세기, 20씩 건너 세기)에 관한 영상이 참 많은데, 이게 미국 아이들 저학년 때 학교에서 많이 하는 겁니다. 이걸 굳이 다 볼 필요가 있나 싶어요. 또 학습보다는 유머에 훨씬 치우친 컨텐츠도 있습니다. 'Special Report!'같은 시리즈는 그냥 만담이에요. 말 속도도 빠르고 유머도 말장난들이라, 영어를 꽤 잘해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링크한 Scratch Garden의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셔서 '재생목록' 탭을 클릭하시면, 종류별로 모아놓은 재생목록이 나옵니다. 이 중 'Scratch Garden Learning Songs', 'Enghish Learning Vedieos!!!', 'Phonics'에 있는 영상들을 우선적으로 활용하시고, 나머지는 아이의 취향이나 실력에 따라 취사선택하여 활용하시는 안을 추천합니다.


또 한 가지 참고하실 점은, 이 Scratch Garden 영상들은 말이나 노래 속도가 좀 빠른 편이고 유머가 담긴 것들이 많아서, 영어 처음 시작할 때 바로 보여줄만한 영상은 아닙니다. 우리 집 아이들도 영어시작 후 3개월쯤 지나 보여줬어요. 그러니 완전 처음 시작이라면 제가 앞선 다른 글에서 소개한 Maple Leaf나 Steve and Maggie를 먼저 본 후, 3개월쯤 지나 Scratch Garedn 영상들을 보여주시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3. ELF Kids Videos


언뜻 간단해 보이지만 핵심내용을 지루하지 않게 전달하는 좋은 영상이 많습니다. 아래 영상은 제가 마음에 들어 아이들에게 여러 번 보여줬던 Action Verbs 영상입니다. 큰아이가 저런 stickman 그림체를 좋아하거든요. 




4. Learning Time Fun


여기도 쓸만한 영상이 많습니다. 사실 여러 학습 사이트들의 영상들이 내용상으로는 겹치는 것이 많습니다. 저는 겹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재미있다 싶으면 다 보관(즐겨찾기)해서 보여줬습니다. 같은 내용을 다른 스타일로 표현한 영상들을 보면 아이도 지루하지 않게 반복학습을 할 수 있으니까요. 특히 아래 영상처럼 'Opposites(반대말)'에 관한 영상은 대부분의 학습 사이트에 있는 주제인데, 직관적으로 형용사들을 이해할 수 있어 많이 활용했습니다.




5. Super Simple Songs


구독자 3천만 명이 넘는 유명 채널이지요. 다만 제 경우처럼 아이들이 좀 커서(8살) 영어를 시작하는 경우라면 다소 선별해서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아들을 대상으로 컨텐츠가 많아 아이가 유치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존심 상할 수 있고, 너무 노래 율동만 가득해 학습적 요소가 부족한 영상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의 점만 주의해 선별하면, 좋은 영상이 많습니다. 아래 링크한 "Do you like~"영상은 시리즈로 3개인가 있던데, 울집 아이들이 재밌다고 자주 봤던 것입니다. 이 영상을 보고 나면 "Do you like~?"라는 표현과 그 답인 "Yes, I do!", "No, I don't!"는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겠지요.




6. Kids Academy


이 채널은 ABC같은 기초 컨텐츠도 있지만, 초등 1,2학년을 위한 Social Studies나 History에 관한 영상들이 있어서 좋습니다(미국에만 해당되는 내용들도 있으니 적절히 빼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이런 주제는 고학년들을 대상으로 한 컨텐츠들이 대부분이라 여기처럼 쉽게 설명해주는 영상들은 찾기 어렵거든요. 영어 첫 시작부터 보여주기는 어렵겠지만, 1년차 후반이나 2년차 쯤에는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7. Fun Kids English


이 채널도 영상이 많습니다. 다만 영상에 따라 내용이 조금 지루하거나 단순한 것들이 있어서, 순위에서는 조금 뒤에 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 내용상으로는 앞서 소개한 다른 사이트들과 대부분 중복되는 것이니까요.





마무리하며 잔소리를 하나만 더 하자면(자꾸 해서 죄송합니다만 꼭 해야겠어요), 제가 소개하는 유튜브 짧은 영상들은 메인디쉬가 아니라 사이드디쉬, 디저트로 활용하시길 권합니다. 제 아이 역시 하루 2시간 영어공부의 핵심은 집중듣기와 흘려듣기(25분짜리 영상 컨텐츠)였고, 위 영상들은 하루 3-5개 정도만 활용했습니다.


유튜브 영상들은 그 특성상 긴 호흡에 따라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룬 컨텐츠를 찾기 어렵습니다. 또 아무리 좋은 5분짜리 자료라도, 이걸 하루 10개씩 보면 집중도 안 되고 효과가 분산됩니다. 따라서 공부의 중심은 20-30분 분량의 긴 호흡으로 제작된 자료로 하시고, 유튜브 영상은 재미있는 학습을 위한 양념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런 점만 주의하시면 짧은 영상의 힘은 상당합니다. 제가 오늘 소개한 사이트들로만 잘 구성하셔도 두세 번 반복하면 1년 치는 충분히 나오니 아이 공부에 잘 활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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