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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jinsoil Jun 11. 2023

사람을 좋아한다.

20200529

어린 시절, 나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자신감이 부족했고, 자신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남들이 나를 비난하진 않을지 하는 두려움과 걱정이 많았다. 사람들이 나를 예민하게 만드는 것이 싫었다. 나는 그저 가만히 있고 싶었지만, 사람들과 살아가며 함께 해야만 했고 그런 일들은 대체로 활동적이고 괴로웠다. 나에게도 친구들이 있었고, 그들과 함께하는 것들을 즐겼지만, 나는 아직 알지 못하는 타인들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나는 타인들이 바라는 모습으로 나를 감추며 행동했다. 그렇게 행동하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고, 그렇게 통제 가능한 상황에서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편안한 상황이 생겨도 나는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외로움을 느꼈지만, 그것을 약함으로 여기며 부인했다.


성장하며 더 많은 선택의 자유를 가지게 되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많은 어려움을 가져왔다. 사회에서 바라는 모습만을 유지하는 것으론 더 이상 충분하지 않았다.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에게 부러워하면서도 그들의 방식을 믿지 못했다. 그들이 너무 단순하게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진정성 있는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었고, 그들과 함께하며 내가 싫어하던 일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그 후,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 감당할 수 없는 문제에 시달리며 병이 생겼고, 병을 이기기 위한 노력은 오히려 더 큰 아픔을 가져왔다. 그 과정에서 나는 가지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포기해야 했다.


모든 것을 포기한 후, 나는 되려 내가 원하는 것들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내가 원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괜찮지 않았을지도, 그 때야 깨달았다.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그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 그것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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